대신지배연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주주 눈높이에 미달"

입력 2019-02-18 15:57
대신지배연 "한진그룹 중장기 비전, 주주 눈높이에 미달"

"총수 겸임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할 필요"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한진그룹이 지난 13일 내놓은 '그룹 중장기 비전 및 한진칼 경영발전 방안'과 관련해 주주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다고 18일 평가했다.

안상희 본부장은 "한진그룹 사태의 근본 원인은 각 계열사의 이사회 및 감사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경영발전 방안은 관련 기능 강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한진칼[180640]에 대해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해 감사위원회를 도입하겠다고 했으나 이는 사실상 KCGI의 감사선임 안을 무력화하기 위한 대응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는 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 임기가 만료되는 감사와 사외이사를 새로 뽑자며 이촌회계법인 김칠규 회계사를 감사로, 서울대 경영대 조재호 교수와 김영민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각각 제안했다.

또 안 본부장은 "현재 총수 일가가 겸임하는 일부 계열사의 대표이사(CEO)와 이사회 의장(BOD)을 분리해 이사회 견제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는 "총수의 책임 경영 측면에서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겸임하는 경우도 있으나 한진그룹은 이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총수 일가로 인한 지배구조 개선 요구가 있는 상황에서 이사회 의장의 분리는 의미 있는 조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본부장은 "감사위원회를 도입한다면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1명을 분리 선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한진칼 설립 이전에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였던 ㈜한진이 2017년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감사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주주가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선례가 있다"면서 "주요 계열사에서 선도적으로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를 분리 선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각 계열사에 경영 관련 리스크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설치하고 주주권리 보호를 위한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는 것도 장기적이고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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