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저온·폭염·폭우 '삼중고'에 작년 과실 생산 급감
경기도 평균 17% 감소…포도 18%↓·복숭아 22%↓·매실 55%↓
(수원=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지난해 경기도 내 주요 과실 생산량이 전년도 보다 매우 감소했다.
초봄 이상저온, 여름 40여일 계속된 폭염, 가을 수확기 잦은 폭우 등 연간 이어진 자연재해 때문으로 분석된다.
17일 도 조사 자료를 보면 현재 통계청에서 직접 조사하고 있는 사과와 배를 제외한 나머지 과실들의 지난해 도내 총생산량은 5만1천192t이다.
이는 2017년 총 과실 생산량(사과·배 제외) 6만1천936t보다 17.3%(1만744t) 감소한 것이다.
품목별 생산량을 보면 노지 포도가 18.7%, 시설 포도가 3.3%, 복숭아가 22.0%, 머루가 31.6%, 매실은 55.1%, 오디는 무려 89.1%나 감소했다.
통계청 조사 자료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사과와 배 생산량도 전년보다 많이 감소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도내 과실 재배 농가 수와 재배 면적이 감소해 생산량이 준 것은 아니다. 오히려 지난해 도내 포도와 복숭아 재배 농가는 크게 늘었다.
사과와 배를 제외한 도내 과실 재배 면적은 2017년 4천509㏊에서 지난해 4천765㏊로 5.7%(257㏊)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노지 포도 재배 농가 수와 재배 면적이 같은 기간 5.9%와 13.8% 증가했다. 복숭아 재배 농가와 재배 면적도 50.0%와 14.6% 늘었다.
머루 재배 면적은 10% 줄었지만, 재배 농가는 18.7% 많아졌다.
이같이 재배 면적과 재배 농가가 증가했는데도 과실 생산량이 많이 준 것은 지난해 초봄 이상 저온, 여름 40여일 계속된 폭염, 과실 수확기를 앞둔 시기 잦은 폭우 등 때문으로 도는 분석하고 있다.
도 조사 결과 지난해 4월 이상 저온으로 과수 재배 면적의 17%에 해당하는 1천300㏊의 과수가 꽃이 떨어지거나 흑색으로 변하는 등의 피해를 보았다.
7월 중순 이후에는 최근 계속되는 폭염으로 포도 등 많은 과수가 '일소 피해'(일명 햇빛 데임)를 당하기도 했다.
포도와 사과 등이 일소 피해를 보면 색이 변하거나 당도가 떨어져 상품성이 나빠진다. 일부는 말라 떨어지거나 썩기도 한다.
이같은 피해 실태는 10a당 생산량에 그대로 드러났다.
노지 포도의 10a당 생산량은 2017년 1천505㎏에서 작년 1천424㎏, 시설 포도는 2천37㎏에서 1천850㎏으로, 매실은 851㎏에서 416㎏으로 줄었고, 특히 복숭아는 2천㎏에서 무려 47.3% 준 1천54㎏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물론 폭염으로 모든 과실이 피해를 본 것은 아니다.
항산화 및 면역력 강화 물질이 다량 함유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북아메리카 원산 과실 아로니아 생산량은 2017년 315t에서 작년 412t으로 30.8%나 늘었다.
2017년에는 통계에 잡히지 않았던 노지 및 시설 감귤도 지난해 14t, 망고도 0.4t이나 생산됐다. 모두 따뜻한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는 과일들이다.
도 관계자는 "기온이 변화하면서 갈수록 도내에서도 열대 과일 생산이 늘고 그동안 많이 생산되던 과일이 주는 양상은 보여 왔다"며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이상저온 등 자연재해로 인해 과일 생산이 많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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