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억 몸값' 씨수말들에게 '사랑의 계절'이 왔다
렛츠런파크 제주, 20일부터 씨수말 6마리와 암말 470마리 순차 교배
(제주=연합뉴스) 박지호 기자 = 몸값이 적게는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제주의 경주용 씨수말들에게 '사랑의 계절'이 돌아왔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제주는 20일부터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 렛츠런팜 제주 교배장에서 씨수말 6마리와 암말 470마리의 교배지원 사업에 들어간다고 18일 밝혔다.
탁월한 운동 능력을 보유해 현역 시절 화려한 성적을 냈던 씨수말들은 교배기에 '황제급'의 대우를 받는다.
217만㎡, 서울 여의도 크기의 렛츠런팜 제주 내에서도 씨수말은 가로 4.5m, 세로 4.5m 크기의 넓은 마방을 배정받는다. 홍삼과 마늘, 해바라기 씨와 현미유가 첨가된 최고급 사료만 먹는다. 한 달 식비만 1천만원에 달할 정도다.
씨수말들은 전용 초지도 배정받아 마음껏 뛰어놀 수 있다.
교배 절차도 철저히 씨수말 위주로 진행된다.
씨암말 관리사가 씨암말을 깨끗이 씻은 뒤 씨수말 보호를 위해 씨암말의 꼬리를 감아놓는다. 이후 '시정마'가 투입돼 씨암말의 발정 여부를 확인한다. 시정마는 씨수말이 교배하기 전 씨암말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하는 셈이다.
시정마의 '임무'가 끝나면 씨수말이 교배한다.
말의 교배기는 3월부터 6월까지다. 이 기간에 씨수말 하나가 상대하는 암말은 80마리에 달한다. 1회 임신할 확률은 70%. 임신에 실패하면 교배를 반복하게 된다. 올해 씨수말들은 100회 남짓 교배하게 된다.
렛츠런팜 제주에서는 교배가 있는 날 오전 9시와 오후 2시 성인 방문객을 대상으로 교배 장면을 공개한다.
jihopar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