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사우디, 걸프 해저 '잠수함 대결' 예고(종합)

입력 2019-02-18 17:39
수정 2019-02-18 18:13
이란-사우디, 걸프 해저 '잠수함 대결' 예고(종합)

이란, 크루즈미사일 탑재 중형 잠수함 진수

사우디, 프랑스 국영군수업체와 잠수함 생산 합작회사 설립



(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중동의 패권 경쟁국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걸프 해역의 바닷속에서 잠수함 대결을 예고했다.

이란 해군은 17일(현지시간) 걸프 해역과 맞닿은 반다르압바스에서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배수량 527t급 중형 잠수함 파테(정복자라는 뜻의 이란어)의 진수식을 열고 이 잠수함을 국영방송 생중계를 통해 공개했다.

이란 해군은 파테 잠수함이 해수면에서 200m 아래로 최장 5주간 연속으로 운항할 수 있으며 크루즈 미사일과 미사일 유도 시스템, 최신 초음파 레이더, 어뢰, 기뢰 등을 장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날 진수식에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참석했다.

아미르 하타미 국방장관은 "이란은 군사용 잠수함을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전 세계 11개국 중 하나다"라며 "다른 나라는 비슷한 규모의 잠수함 생산에 12∼15년 걸리는 데 파테는 10년 만에 완성됐다"고 연설했다.

이란 해군은 러시아제 킬로급 잠수함과 2007년부터 자체 생산한 소형 잠수함 가디르, 나항 등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제공]

공교롭게 같은 날 사우디도 잠수함을 국내에서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사우디와 프랑스의 국영 군수업체 SAMI와 해군그룹(Naval Group. 옛 DCNS)은 이날 각종 군함과 잠수함을 개발·생산하는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두 회사는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방전시회에서 양해각서 교환식을 열고, 이런 사실을 발표했다.

합작회사의 지분은 SAMI가 51%, 해군그룹이 49%를 보유하기로 하고 본사와 생산시설은 사우디에 두기로 했다.

이 합작법인의 설립 일정, 무기 생산 개시 시기 등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최근 수년간 사우디가 유럽산 잠수함 구매에 관심이 있다는 보도가 일부 나왔으나 아직 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는 공군력에서는 이란을 압도하지만 해군력과 미사일 분야는 열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사우디는 이란과 긴장이 높아지고 예멘, 시리아 등 중동의 내전에 군사적으로 개입하면서 2017년 SAMI를 설립, 세계 2위의 무기 수입국에 머무르지 않고 자체 개발·생산력을 키우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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