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순방 나선 사우디 왕세자…"대규모 투자 추진"

입력 2019-02-18 00:26
수정 2019-02-18 10:03
아시아 순방 나선 사우디 왕세자…"대규모 투자 추진"

파키스탄·인도·중국 방문…"'카슈끄지 사건'에도 건재함 과시할듯"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인도, 중국, 파키스탄 등 아시아권 국가 순방에 나섰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번 방문에서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는 등 지난해 10월 '카슈끄지 피살사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국제적 영향력이 있다는 점을 과시할 예정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파키스탄 지오TV 등 현지 언론과 외신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17일 오후(현지시간) 전용기 편으로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 인근 누르 칸 공군기지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가 공항으로 직접 영접을 나오는 등 대대적인 환영 속에 도착한 무함마드 왕세자는 18일까지 이틀간 현지에 머물며 경제를 포함한 여러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인 탈레반 측과도 만나 아프간 평화협정 추진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그는 파키스탄과 정유·액화천연가스(LNG) 설비 건설,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등 120억 달러(약 13조6천억원) 규모의 투자 양해각서(MOU)에 서명할 계획이다.

앞서 사우디는 이와 별도로 파키스탄에 60억 달러(약 6조8천억원) 규모의 차관을 지원하기로 확정한 상태다.

[로이터]

현재 파키스탄은 중국에 향후 20년간 400억 달러(약 45조2천억원)의 빚을 갚아야 하는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로 인한 부채로 경제난을 겪고 있다.

이에 칸 총리는 그동안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에 각별한 공을 들여왔다.

지난해 10월에는 사우디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국제사회의 외면을 받을 때도 국가 정상으로는 거의 유일하게 리야드 국제경제회의인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에 참석하기도 했다.

지금도 서방 국가 상당수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충동적이라며 그를 위험인물로 간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AFP통신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번 아시아 순방을 통해 자신은 국제적으로 버림받은 인물이 아니며 여전히 우방이 있다는 점을 서방에 과시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파키스탄에 이어 인도도 방문, 경제협력을 추진한다. 원유 공급 등 에너지 분야는 물론 인프라 투자 등도 모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는 도로, 빌딩 건설 등에 자금을 대는 국영투자인프라펀드(NIIF)에 사우디가 투자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근 '카슈미르 자살폭탄테러' 이후 관계가 경색된 상황이라 이와 관련해 왕세자가 어떤 메시지를 전할지도 주목된다.

인도는 지난 14일 카슈미르에서 발생한 자살폭탄테러로 경찰 40여명이 숨지자 파키스탄이 배후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무함마드 왕세자는 중국도 방문한다.

중국은 사우디의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는 나라 중의 하나로 양국 역시 에너지,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무함마드 왕세자는 애초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도 이번에 방문할 예정이었으나 관련 일정을 연기했다.

일정 연기 이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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