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11 피해자 보상기금 고갈…"보상금 최대 70% 삭감될 것"
의회 "피해자 구제 기금규모 확대·연장 법안 도입계획"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미국 9·11테러 피해자에 대한 보상을 목적으로 조성한 기금이 고갈되면서 향후 지급될 보상금 액수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9·11 테러 피해자보상기금(VCF)은 신고가 늦어진 일부 피해자들에게는 불가피하게 기존 지급액의 절반 또는 30%만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AP통신이 15일(현지시간) 전했다.
VCF의 루파 바차타야 특별대표는 "부당한 상황이란 것을 잘 안다"면서도 "정당한 피해자가 아무 보상도 받지 못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것보다는 모두가 (조금이나마) 보상을 받는 것이 낫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달 1일 이전에 보상 신청을 한 피해자는 기존 보상금 지급액의 절반, 그 이후에 신고한 사람은 30%만 받게 된다.
VCF측에 따르면 현재까지 전체 기금 73억 달러(약 8조2천억원) 중 50억 달러(약 5조6천억원)가량을 피해자에 지급했지만, 여전히 1만 9천여명의 피해자가 보상을 기다리고 있어 추가로 50억 달러의 재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VCF기금의 2020년 12월 종료를 앞두고 보상금 청구 건수가 급증하면서 사정은 더욱 어려워졌다.
미 의회는 해결책 마련에 나섰다.
제리 내들러(민주) 의원 등은 보상금 삭감에 대해 "구조·복구작업 중 질병을 얻은 수천 명의 피해자와 보상을 약속받았던 생존자들에게는 충격적인 소식"이라며 모든 피해자에게 영구적으로 보상금을 지급하는 법안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의회는 9·11테러 당시 구조작업에 참여했다가 2006년 호흡기 질환으로 사망한 경찰관의 이름을 딴 '자드로가 법'을 2010년 통과시킨 후 VCF를 마련해 유관 질병으로 고통받는 이들을 지원해왔다.
sy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