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 후 직접 구위 확인…KBO·MLB 불펜에 부는 '첨단 바람'
MLB 류현진·오승환, 불펜피칭 후 랩소도 머신으로 궤적, 회전수 등 확인
NC도 이동식 트랙맨 활용해 불펜피칭 후 구위 확인…두산도 랩소도 활용
(스코츠데일[미국 애리조나주]=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오승환(37·콜로라도 로키스)이 불펜피칭 후 태블릿 PC를 한참 들여다봤다.
그 안에는 사람의 눈으로는 확인할 수 없는 다양한 정보가 가득했다.
오승환은 1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솔트 리버 필즈 앳 토킹 스틱에서 스프링캠프 시작 후 두 번째 불펜피칭을 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오승환은 불펜피칭 후 공을 받은 포수와 대화를 나누고, 장소를 떠났다.
하지만 올해는 포수와 대화한 뒤에도 태블릿 PC를 확인한다.
콜로라도는 이번 스프링캠프부터 휴대용 투구추적 장치인 랩소도 머신을 활용한다. 랩소도 머신은 레이더로 투수의 손과 공을 추적해 다양한 데이터를 바로 뽑아낸다.
구속, 제구 등 기본적인 정보는 물론이고 투수 릴리스포인트의 변화, 공의 회전수, 궤적 변화 등도 알 수 있다.
오승환은 "이런 시스템은 정말 좋은 것 같다. 내가 던진 공을 1구부터 마지막 공까지 모든 공의 궤적, 회전 등을 알 수 있다. 실시간으로 데이터가 나온다. 내 뒤에 던진 투수들의 데이터가 바로바로 나오는 것도 봤다"고 만족스러워했다.
로스앤젤레스 다저스도 랩소도 머신을 불펜에 설치했다. 류현진(32)은 "도움이 되니까 구단이 마련한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구단뿐 아니라, KBO 구단도 첨단 장비를 빠르게 도입했다.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린 두산 베어스도 랩소도 머신을 구입해 바로 활용하고 있다.
애리조나 투산에서 훈련 중인 NC 다이노스는 휴대용 트랙맨 장비로 투수들의 구위를 구체적으로 점검했다. 휴대용 트랙맨의 용도도 랩소도 머신과 같다.
KBO리그는 메이저리그보다 늦게 트랙맨 등 첨단 장비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하는 속도는 무척 빠르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8년 2월 KBO리그 최초로 트랙맨 시스템을 공식적으로 도입했다. 공의 속도, 공의 수직·수평 변화, 타격 발사각도 등을 세밀하게 파악하는 트랙맨 시스템의 장점을 확인한 타 구단도 빠르게 트랙맨 시스템을 도입해서 활용했다.
2019년 2월 스프링캠프에서는 메이저리그와 KBO리그 구단 불펜에 동시에 '첨단 바람'이 불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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