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적 아노미 빠진 한국…100년전 지향가치 돌아봐야"

입력 2019-02-15 17:27
"정신적 아노미 빠진 한국…100년전 지향가치 돌아봐야"

박찬승 교수, 3·1운동과 사회과학 심포지엄서 주장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오늘날 한국사회는 일종의 정신적 아노미 상태에 빠져 있다. 한국인들은 1919년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당시 무엇을 지향했는지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독립운동사 연구자인 박찬승 한양대 교수는 SSK네트워킹지원사업단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중구 LW컨벤션센터에서 15일 개최한 '3·1운동과 사회과학' 심포지엄에서 이같이 말하며 3·1운동과 임시정부가 지향한 가치를 곰곰이 돌아볼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1919년에 잇따라 나온 독립선언문이 대체로 비슷한 논조를 취했다고 설명하면서 "한국인들은 자국 독립이 동아시아 평화와 인류의 행복으로 이어질 것이며, 새로운 나라는 정의·자유·평등의 원칙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임시정부는 민주와 공화를 중심으로 평등과 자유를 추구했고, 임시정부에서 활동한 조소앙은 정치·경제·교육에서의 균등을 표방하는 '삼균주의'(三均主義)를 창안했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제헌헌법은 '민주적인 독립국가', '자유롭고 균등하며 정의롭고 인도적인 사회', '평등하고 평화로운 국제질서'를 지향했다"며 "남북 분단이라는 정치 현실은 이러한 모든 이념의 구현을 방해하는 족쇄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학자들도 이와 같은 이념을 연구하는 데 별로 관심을 두지 않았다"면서 "공화국으로서 갖춰야 할 공공성이 무엇이고, 공공의 이익과 공공의 도덕이 무엇인지도 연구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조소앙의 삼균주의, 3·1운동과 작은 복지국가, 3·1운동과 포용적 민주주의, 3·1운동과 인권 연구에 대한 발표도 진행됐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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