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에히메현 지사에 낡은 돈다발 10억 '익명 기부'

입력 2019-02-15 13:31
수정 2019-02-15 18:40
日 에히메현 지사에 낡은 돈다발 10억 '익명 기부'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일본 에히메(愛媛)현에 누군가 1억엔(약 10억원)가량의 지폐 다발로 가득 채워진 박스를 보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난 1월 29일 오전 나카무라 도키히로(中村時廣) 에히메현 지사가 수신인으로 적힌 박스 한 개가 현청(한국의 도청에 해당)에 택배로 배송됐다.

묵직한 박스를 뜯어본 나카무라 지사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박스 안에 "뭔가 도움이 되고 싶다"라는 메모지와 함께 1만엔(약 10만원)권 지폐 스무 다발이 빼곡하게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지폐는 그러나 정상 상태는 아니었다.

너덜너덜한 모습으로 한 장 한 장 떼어내기 어려울 만큼 두부모처럼 들러붙어 있었다.

현재 쓰이는 1만엔권이 처음 유통되기 시작한 2004년 이전에 나온 돈도 있었다.

택배 상자에 적힌 기증자의 이름과 해당 주소는 실재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에히메현은 경찰에 문의해 도난이나 분실된 돈이 아닌 사실을 확인하고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에서 신권으로 바꿀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법은 훼손 지폐의 경우 남은 면적을 따져 교환 여부와 가액을 판단토록 하고 있다.

에히메현은 새 돈으로 바꾸면 좋은 일에 쓰라는 기부자의 뜻을 살려 작년도 폭우 피해지역의 복구 비용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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