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미북 협상 전망 여전히 불확실, 모든 경우 대비해야"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미 워싱턴DC 소재 초당적 안보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가 미북 비핵화 협상의 불확실성을 거론하며 미국은 성공과 실패 모든 경우에 대비한 전략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CNAS의 패트릭 크로닌, 크리스틴 리 등 2명의 연구원은 1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김정은 간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이 어떻게 될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면서 향후 1~2년간 협상은 충분한 진전을 이뤄 현재의 화해 분위기가 지속할 수도, 아니면 진전의 결여에 따른 좌절감으로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한 미국의 외교개방이 종식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 연구원은 북한의 비핵화 협상 타결과 이에 따른 관계개선은 한반도뿐 아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 세력 균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미국은 장기적 관점에서 비핵화 협상 성공과 실패에 대비한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연구원은 먼저 북한의 협상이 성과를 거두더라도 미국에 신중한 대응을 주문했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관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북한의 행동을 비핵화를 위한 실증적 기준에 따라 평가하고, 견실한 검증절차를 보장하기 위한 국제적 지지를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수효와 종류를 포함한 최소한의 부분적 신고를 확보하되 이 신고가 불완전하다는 가정하에 후속 1-2년 간 단편적인 보완작업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모든 무기급 핵물질의 생산 동결(모라토리엄)에 관해 협상하고 미국과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기구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전문가들을 실험장소에 파견함으로써 북한이 국제사찰단과 협력할 용의가 있는지를 타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한국과 협력하에 북한 정치국의 성명이나 발언, 관영신문 논평 등을 토대로 기본적인 위협평가를 실시할 것을 권고했다.
아울러 북한의 행동이나 성명, 그리고 나타난 의도 등을 지속해서 의회가 알 수 있도록 함으로써 만약의 합의 이행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행정부와 의회의 이견을 예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북한 간 관계 증진을 위해 철도프로젝트나 관광, 경제특구 등에 대한 일부 투자제한 완화를 준비하되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말이 아닌 검증 가능한 행동에 비례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북한과 직접적이고 정기적인 접촉을 유지하되 경우에 따라 한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과의 다자포럼을 활용할 필요성도 언급했다.
선의의 조치로 1953년 정전협정을 대체할 정치선언에 대한 동의하는 것은 북한이 검증 가능한 실질적 비핵화 조치와 일정에 동의할 경우에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일단 평화절차가 진전할 경우 한국과 동맹의 장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하며 이는 한반도뿐 아니라 보다 광범위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 관계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남북한 간 재래군비 감축 협상도 장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 연구원은 협상 결렬에 대비하는 것도 성공에 대한 계획 못지않게 중요하다면서 실패는 김정은의 주저 또는 비핵화 조치에 대한 기만이나 도발 재개, 심지어 무력사용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만약 북한이 미사일과 핵실험 모라토리엄 수준이나 무기 프로그램의 이차적 요소를 둘러싼 상징적 제스처 이상으로 나아가지 않을 경우 미국은 한국 및 다른 나라들과 함께 경제, 외교적 압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또 북한은 상대적인 평화를 갑작스러운 무력 과시로 깨트릴 수 있기 때문에 한미 동맹은 이러한 사태에 대한 지속적인 대비태세를 과시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외교의 시기를 이용해 제재를 완화하면서 자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증강할 수 있다면서 미국은 언제라도 억지와 견제 정책으로 복귀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춰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yj378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