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정부 "알리탈리아 회생안 놓고 델타항공·이지젯과 협상"

입력 2019-02-14 20:55
伊정부 "알리탈리아 회생안 놓고 델타항공·이지젯과 협상"

"두 항공사, 알리탈리아 지분 40% 공동매입 고려"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이탈리아 정부가 파산한 국적항공사 알리탈리아의 회생을 위해 미국 델타항공, 영국 저가항공사 이지젯과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탈리아 정부로부터 알리탈리아 인수 작업의 선도 역할을 부여받은 이탈리아 국영 철도회사 페로비에델로스타토(FS)는 13일 성명을 내고 "알리탈리아 회생 계획을 위한 유력한 사업 파트너로 델타항공, 이지젯을 선정해 논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남부 애틀랜타를 기반으로 하는 항공사 델타항공과 영국 최대의 저가항공사인 이지젯은 알리탈리아의 지분 40%를 공동으로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이와 관련, 이날 별도의 성명을 내고 "새로운 사업 계획이 지속가능하고, 유럽의 기준에 부합한다면 알리탈리아를 운영할 새로운 회사를 만드는 데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표해, 알리탈리아의 지분 매각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70여 년 역사의 알리탈리아는 누적된 손실을 감당하지 못하고 2017년에 법정관리에 들어가 회생 방안을 찾고 있다.

알리탈리아 노사는 당초 회사 회생을 위해 직원 1천600명 감원, 임금 8% 삭감을 골자로 한 자구안에 합의했으나, 이 자구안이 노조 투표에서 부결되자 알리탈리아 이사회는 그해 5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알리탈리아가 법정관리에 돌입한 것은 2008년에 이어 2번째다.

2002년부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알리탈리아는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영 항공사 에티하드에 지분 49%를 매각하며 기사회생을 노렸으나 저가항공과 고속철도 등과의 경쟁에 밀리며 고전해 왔다.

알리탈리아는 법정관리 이래 정부에서 지원해준 브리지론(급전이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도입되는 단기차입금) 9억 유로(약 1조1천900억원)의 지원을 받아 정상적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이 돈이 소진되어 감에 따라 하루빨리 새로운 주인을 찾아야 하는 처지다.

한편, 독일 최대 항공사 루프트한자 역시 알리탈리아 인수에 관심을 표명해왔으나, 이탈리아 정부가 매각에 관여한다면 인수전에서 손을 뗄 것이라고 지난해 10월 밝혔다.

지난 해 6월 출범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알리탈리아가 외국 자본에 넘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정부가 알리탈리아의 지분 51%를 확보한 채 회생에 나설 것이라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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