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째 '피를 나눠주는 천사'…고양도시관리공사 유영진씨

입력 2019-02-15 07:02
23년째 '피를 나눠주는 천사'…고양도시관리공사 유영진씨

'혈장성분헌혈증' 100장 백혈병소아암협회 기증

(고양=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고양시 산하 고양도시관리공사에 근무하는 유영진(43) 씨가 23년째 헌혈 봉사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15일 고양도시관리공사에 따르면 유씨는 지난 12일 10살짜리 아들, 아내와 함께 4년간 애써 모은 혈장성분헌혈증 100장을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 기증했다.

지난 2012년 100장, 2015년 110장에 이은 세 번째 기부다.

유씨는 2012년 3월 16년간 모은 헌혈증 100장을 기부하면서 3년 뒤 다시 찾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다.

그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달에 두 번씩 거의 빠지지 않고 헌혈을 했다.

2015년 5월 유씨가 모은 헌혈증은 90장. 100장에는 약간 모자랐다.

혈액의 모든 성분을 채혈하는 전혈은 1년에 6번, 일부 성분만 채혈하고 나머지 성분을 헌혈자에게 돌려주는 혈장성분헌혈은 1년에 최대 24번 가능하다.

당시 유씨의 사정을 들은 일산헌혈센터 직원이 자신이 모은 헌혈증 20장을 보태줘 유씨는 약속을 지킬 수 있었다.

2015년 이후에도 유씨는 한 달에 두 번(매월 둘째·넷째주 월요일)씩 고양시 일산동구 장항동의 일산 헌혈센터를 찾아 헌혈을 이어왔다.

유씨의 헌혈은 1996년 12월 지병이 있는 어머니를 위해 혹시 필요할지 몰라 시작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현재까지 23년째 헌혈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헌혈 횟수는 총 290회(전혈 헌혈 17회, 혈장성분헌혈 256회, 혈소판성분헌혈 15회)나 된다.

2013년 혈액관리본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고, 2015년 대한적십자사 총재 표창을 받았다.

유씨는 "헌혈 덕분에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규칙적인 습관을 갖게 됐다"면서 "어린 아들에게도 더불어 사는 삶을 가르칠 수 있고,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헌혈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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