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 죽이는 제2공항 결사반대"…국토부 주민설명회 무산
반대 주민, 국토부 설명회 저지…찬성 주민들과 몸싸움도
(서귀포=연합뉴스) 박지호 백나용 기자 = 14일 국토교통부가 주최할 예정이었던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 용역 주민설명회가 제2공항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무산됐다.
국토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제2공항 제주설명회를 위해 성산일출봉 농협을 찾았지만, 설명회 장소인 농협 2층 소회의실에 올라가지 못했다.
반대측 주민들은 1층에서 권용복 항공정책실장 등 국토부 관계자들이 농협 회의실로 올라가는 것을 온몸으로 가로막으며 저지했다.
주민들은 "지역주민 죽이는 제2공항 결사반대", "지역주민 단결했다, 국토부는 각오하라" 등 구호를 외치며 항의했다.
이날 격렬한 몸싸움과 반대측의 돌발행동이 예상되면서 경찰 200여 명이 동원됐지만 다행히 큰 마찰은 일어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들은 일부 반대측 주민들이 고성을 지르고 욕설을 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농협에 도착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발걸음을 되돌렸다.
강원보 제주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주민설명회 개최 하루 전날에야 지역주민에게 일정을 통보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결국 이번 설명회는 제2공항을 통과시키기 위한 의례적인 절차일 뿐이지 진정한 소통의 장은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주민설명회가 무산되자 국토부 관계자들은 일정을 앞당겨 제주 제2공항 예정지 일대인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철새도래지와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혼인지, 대수산봉과 독자봉, 성산기상대 등을 둘러봤다.
주종완 신공항기획과장은 "제주도민께서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한 전화 문의를 많이 주시는 만큼 설명회가 무산돼 아쉽다"며 "설명회를 통해 제주 제2공항 타당성 재조사 연구결과와 앞으로의 기본계획에 대해 충실하게 설명해 드리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보완할 계획이었으나 잘 안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 과장은 "앞으로 주민들이 원하면 언제든 다시 내려와 주민들과의 소통의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국토부 주최 제주설명회가 무산되자 제주2공항 찬성 주민과 반대 주민 간 고성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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