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주범, 도피 중 또 10억대 가상화폐 사기
해외서 '바지사장' 등 공범들 지휘해 추가범죄…피해자 380여명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해외 도피 중인 '돈스코이 보물선 투자사기' 주범 류승진씨가 국내 공범들과 또다시 가상화폐 투자 사기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SL블록체인그룹 대표 이모(49)씨와 이 회사 임직원 등 4명을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돈스코이호 투자사기'로 국제형사경찰기구(인터폴) 수배를 받고 도피 중인 류씨는 추가로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9월 류씨의 지시로 SL블록체인그룹을 세우고 "경북 영천에 1천만t의 금이 매장된 금광이 있는데, 이와 연계된 가상화폐 '트레저SL코인'에 투자하면 수십 배 수익이 발생한다"고 광고해 피해자 380여명으로부터 약 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중국집 주방장인 이씨는 함께 입건된 이 회사 관계자로부터 "'바지사장'으로 이름을 올리면 3년간 15억원을 주겠다는 제안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류씨가 피의자들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터넷 전화 등으로 연락을 취하며 범행을 총괄 지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류씨는 지난해 12월 SL블록체인그룹이 경찰 압수수색을 받자 '유니버셜그룹'이라는 새로운 법인을 만든 뒤 현재까지도 투자자들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 또한 같은 수법의 사기 범행으로 보고 조사하고 있다.
류씨는 앞서 침몰한 보물선으로 알려진 러시아 군함 '돈스코이호'를 인양하겠다며 신일그룹을 세우고 지난해 가짜 가상화폐인 '신일골드코인'을 발행해 투자금을 모은 혐의를 받는 인물이다.
당시 류씨 일당은 피해자 2천300여명으로부터 약 90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지난해 8월 류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이래 신일그룹 전 대표인 류씨의 누나(49), 전 사내이사 김모(52)씨,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모(58)씨, 인양 프로젝트 책임자 진모(68)씨 등 공범 10명을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
그러나 이같은 사기 행각을 기획한 류씨는 2014년께 해외로 출국해 현재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류씨에겐 인터폴 적색수배 조처가 내려졌지만 현재 소재가 파악되지는 않았다.
경찰은 현지 수사기관과 공조해 류씨의 행방을 쫓는 한편 입건된 피의자들을 상대로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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