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마약왕 구스만 유죄평결에 "돈으로 행복 못 사"

입력 2019-02-14 02:41
멕시코 대통령, 마약왕 구스만 유죄평결에 "돈으로 행복 못 사"

로페스 오브라도르 "자유라는 귀중한 선물 이해해야"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암로·65) 멕시코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의 유죄평결을 도덕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구스만의 유죄평결에 대한 질문에 "진정한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다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것(진정한 행복)은 물질, 값싼 사치, 명성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고 텔레비사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누구도 아프기를 바라지 않는다"면서 "나는 구스만과 같은 길을 선택한 이들이 재고하고 자유라는 귀중한 선물을 이해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전날 뉴욕 브루클린 연방법원에서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구스만에 대해 유죄평결을 했다.

구스만은 멕시코에서 마약밀매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운영하며 미국으로의 마약밀매를 비롯해 각종 범죄행위를 저지른 혐의를 받아왔으며 배심원들은 구스만의 10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키가 168㎝라 땅딸보를 의미하는 '엘 차포'라는 별명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악명높은 마약왕으로 불려온 구스만은 1989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 각지에서 200t이 넘는 마약을 밀매하고 돈세탁, 살인교사, 불법 무기 소지 등 17건의 혐의로 기소됐다.

구스만은 오는 6월 25일 최종 선고에서 사면 없는 종신형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스만 변호인단은 재판에서 구스만이 멕시코 전·현직 대통령들에게 수억 달러의 뇌물을 제공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엔리케 페냐 니에토, 펠리페 칼데론 전 대통령 측은 모두 거짓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지난해 12월 취임한 좌파 성향의 암로는 전직 대통령의 뇌물 수수 주장과 관련, "멕시코에서 공식적으로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가 진행되겠지만 나의 정치적 우선순위는 과거의 부정행위보다는 미래의 부패를 예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나의 청빈한 리더십은 멕시코에서 도덕적 변화를 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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