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해돋이 마중 가자"…금강산에서 손 맞잡은 남북

입력 2019-02-13 18:06
수정 2019-02-14 08:44
"통일의 해돋이 마중 가자"…금강산에서 손 맞잡은 남북

상봉모임·만찬연회·해돋이구경 함께하며 1박 2일간 '스킨십'





(금강산=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남과 북이 '다소 늦은' 새해맞이를 함께하며 다양한 계층·부문에서의 교류확대를 다짐했다.

올해 첫 남북 민간교류 행사인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2019년 새해맞이 연대모임'이 음력 설이 지난 지 꼭 일주일이 되는 12∼13일 금강산에서 열렸다.

남측에서는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 김희중 대주교 겸 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지은희 시민평화포럼 고문,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 의장 등 200여명이 대표단으로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박명철 6·15 북측위 위원장, 김영대 북측 민화협 회장, 강지영 조선가톨릭중앙협회 위원장, 양철식 민화협 부위원장, 김철웅 민화협 중앙위원 등 100여명이, 해외측에서는 손형근 6·15해외측위원회 상임대표 의장, 김광일 6·15대양주지역위원장 등 15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첫날 열린 대표자대회에서 '8천만 겨레에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하고 남북 정상이 판문점선언을 한 4월 27일부터 9월평양공동선언이 나온 9월 19일까지를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활동기간'으로 지정하고 남과 북, 해외에서 선언 이행운동을 펼쳐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새로운 남북관계 발전을 지지하고 남북 사이의 협력과 교류를 전면적으로 활성화하며, 평화와 통일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해나가자고 주장했다.

남측과 북측이 채택한 호소문은 원론적인 수준에 머물렀으나, 합의에 이르기까지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남측은 호소문에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문구를 넣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그 문제는 남북 정상이 다룰 문제라며 선을 그은 것이다.

이 문제로 대표단 회의가 예정보다 1시간을 초과하는 바람에 오후 대표자대회를 비롯해 부문별 상봉모임과 만찬연회가 1시간씩 뒤로 미뤄지는 일이 벌어졌다.

부문별 상봉회의는 수정봉식당, 별금강식당, 금강산호텔 등지에서 이틀에 걸쳐 6·15 남북해외측, 민화협, 시민·학술·문화·언론, 여성, 노동, 교육, 종교, 청년·학생, 지역 등으로 나뉘어 이뤄졌다.

각계각층을 대표해 참여한 남측과 북측 인사들은 이 자리에서 다양한 교류·협력 활동을 제안했으며, 앞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논의를 확대해 나가자고 약속했다.





첫날 오후 금강산호텔 2층 연회장에서는 환영 만찬이 열렸고 김희중 대주교, 강지영 위원장, 김광일 위원장이 순서대로 연설한 뒤 포도즙을 발효해 만든 '인풍술'로 건배를 제의했다.

이후 이어진 건배사는 보수정당에서 10여년 만에 처음으로 방북한 자유한국당 황영철 의원이 맡아 눈길을 끌었다.

강원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군이 지역구인 황 의원은 "분단의 아픔과 평화·통일의 희망을 안고 사는 휴전선에 지역구를 뒀다"고 자신을 소개한 뒤 "동해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평화통일번영의 기운이 온 겨레에게 퍼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측과 북측은 이튿날인 13일 오전 해금강에 모여 '새해 소원'으로 "남북공동선언 실천으로 평화번영을 이룩하자"고 빌었으며 금강산 4대 명찰로 불리는 신계사를 돌아봤다.

바다 위로 봉긋 솟아오른 붉은 해를 바라보며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연설을 했고, 이에 북측에서 김송림 시인이 시를 낭독하며 화답했다. "제목은 없다"던 김송림 시인은 "굳이 제목을 붙이자면 통일 해돋이 마중가자로 하겠다"며 웃었다.

신계사에서는 주지 진각 스님이 남측과 북측 인사들에게 직접 절의 역사와 유래를 설명해줬으며, "통일의 목탁 소리를 높이 띄우겠다"며 원행 스님 등과 함께 반야심경을 봉독하기도 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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