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협동조합 광양 푸른치과 폐원…환자·조합원 피해 우려

입력 2019-02-13 15:19
수정 2019-02-14 17:34
의료협동조합 광양 푸른치과 폐원…환자·조합원 피해 우려

직원 임금·거래처 대금 체불…광양시 "피해 최소화를 위해 노력"

(광양=연합뉴스) 형민우 기자 = 전남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의료협동조합)이 운영하던 광양 푸른치과의원이 문을 닫았다.



13일 광양시에 따르면 광양읍에 있는 푸른치과의원이 3개월 치 직원 임금과 거래처 대금 지급을 하지 못하고 지난달 31일 운영을 중단했다.

병원 운영은 중단됐지만 직원들은 출근해 환자들에게 폐원을 알리고 진료 안내를 돕고 있다.

2012년 5월 문을 연 푸른치과의원은 지난해 4월 의료협동조합에 인수됐다.

푸른치과 김상록 전 원장과 의료협동조합은 당시 계약금 1억9천500만원 등 3억7천만원의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했다.

의료협동조합 측은 김 전 원장과 계약할 때 계약금을 지불하지 않았다.

김 전 원장은 근로 의사로 병원에서 진료를 맡아 일했다.

이후 김 전 원장은 의료협동조합이 약속한 계약금과 잔금을 주지 않는다며 지난해 12월 서울지법에 계약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병원 의사 2명 등 직원 6명도 3개월 치 월급을 받지 못했다며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에 진정서를 냈다.

의료협동조합은 조합 이사이기도 한 김 원장도 조합의 인수대금 지급능력이 없는 점을 계약 전에 이미 알고 있었다는 입장이다.

김현영 조합 이사장은 "계약 당시 조합 재정이 어려웠고, 김 원장도 그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면서 계약에 동의했다"며 "법인 명의만 조합으로 되어 있을 뿐 실질적으로 김 원장이 병원 운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 전 원장은 이메일을 통해 "지난해 4월 조합이 병원을 인수한 이후 두 달간 이사장과 상임이사가 직접 치과에 와서 운영했고 운영 미숙으로 적자가 나면서 고객과 직원의 불만이 늘어났다"며 "저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조합에 병원을 양도한 이후여서 경영에 직접 관여가 어려워 직원이 참여하는 치과관리협의회를 신설해 안정을 찾다가 이사장이 인수대금을 핑계로 폐업을 통보했다"고 반박했다.

병원 운영이 중단되자 의료협동조합은 광양시,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등과 함께 푸른치과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환자 피해 최소화에 나섰다.

광양시 관계자는 "조합 측에 병원 폐원으로 인한 환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며 "양측의 입장 차이가 너무 커 조만간 시와 병원장, 조합 이사장 등 3자가 함께 만나 대책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전남의료협동조합은 2017년 12월 '보건 의료 복지'를 표방하며 500여명이 참여해 창립했다.

5만원을 내면 조합원으로 참여할 수 있으며 1천여명이 조합원으로 가입했다.

지난해 4월 푸른치과 의원을 인수했으며 조합원이 푸른치과 의원 이용시 치료비의 10∼20%를 할인 혜택을 준다.

임플란트 환자 등 모두 100여명이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영 적자와 내부 갈등으로 지난해 12월 광양시에 폐업 신고를 했지만, 광양시는 조합원 총회 의결서가 없어 이를 반려하고 보완할 것을 통보했다.

minu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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