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뒤끝'?…대만 국가표기 뉴질랜드항공에 한때 착륙 거부

입력 2019-02-13 14:46
중국의 '뒤끝'?…대만 국가표기 뉴질랜드항공에 한때 착륙 거부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중국의 압력에도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뉴질랜드 항공이 중국에서 한때 착륙을 거부당해 출발지로 되돌아간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뉴질랜드항공사 측이 중국 당국에 낸 착륙허가 신청 서류에서 대만을 단독으로 표기하자 중국 당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하지 않았다며 착륙을 거부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3일 빈과일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지난 9일(현지시간) 승객 270여명을 태운 중국 상하이(上海)행 뉴질랜드 NZ289 항공편이 중국의 착륙허가를 받지 못해 출발 4시간 만에 출발지인 뉴질랜드 오클랜드로 회항한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항공편은 다시 뉴질랜드로 회항한 뒤 재차 서류를 구비한 후 상하이로 재출발해 11일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뉴질랜드 항공은 편성 문제로 해당 항공기가 착륙허가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질랜드 언론 스터프는 뉴질랜드항공 NZ289편의 회항 사건이 착륙허가 관련 서류에 대만을 단독으로 표기한 것이 문제가 됐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스터프는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지난해 뉴질랜드 항공사에 모든 서류에 대만을 국가로 표기한 문구를 삭제하라고 종용했음에도 항공사 직원이 이를 잊어버린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그러면서 뉴질랜드 통신업체 스파크(Spark)가 지난해 중국 통신기업 화웨이(華爲)의 5세대 이동통신(5G) 장비 채택을 거부하면서 양국 관계가 급속히 냉각됐다며 양국 간 관계의 이상 기류를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신더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항공사도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있다. 그들은 중국의 규정에 부합하지 못했다"면서 이번 사건은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빈과일보는 대만의 중국 담당부처인 대륙위원회가 중화민국(대만)은 엄연한 주권국가라며 '샤프 파워'(sharp power)를 남용해 외국 항공사에 압력을 행사해서는 안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샤프 파워란 군사력이나 경제력 같은 하드파워나 문화의 힘을 통한 소프트 파워와 달리 자신의 이익침해에 회유와 협박, 여론 조작 등을 통해 비밀스럽게 행사하는 영향력을 일컫는다.

한편 중국 민항총국(CAAC)은 지난해 4월 중국 취항 44개 외국 항공사에 공문을 보내 웹사이트 등에서 대만을 국가로 표시하지 말 것을 종용해 수개월 뒤 이를 관철시킨 바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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