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야대표단 美서 북핵 회의론 불식 주력…강조점은 상이

입력 2019-02-13 13:01
수정 2019-02-13 13:33
국회 여야대표단 美서 북핵 회의론 불식 주력…강조점은 상이

이해찬 "美의회 '北변화 인식' 현저히 부족…협상내용 거의 전달안되는 느낌"

나경원 "미북정상회담에 힘 실으려 초당적 방미…안보공백 안된다고 강조"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의회 인사들을 두루 만난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대표단은 미 조야 일각에서 표출되는 북한 비핵화 회의론 불식에 초당적으로 노력했다.

여야 모두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 필요성에는 공감을 이뤘지만,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과의 면담에서 주목한 강조점에서는 각 당의 입장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2일(현지시간) 저녁 워싱턴DC 인근에서 열린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공화당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찬성하는 경향이 강했고 민주당 의원 중에는 찬반이 좀 엇갈리는 것 같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북한의) 2000년 상황, 고난의 행군 상황이 20년 만에 많이 변했는데 변한 것에 대한 인식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다"면서 "펠로시 의장이 한 시간 가까이 말하며 고난의 행군 때 분위기를 강조하는 것을 듣고 (북한이) 많이 변했다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이어 "북쪽에 대해 충분한 정보제공이 없어서 인식전환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느낌을 받아서 공공외교 차원에서 (미국) 의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대화하는 그런 게 필요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미국에) 와서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가 평양에 가서 나눈 대화가 (의회에) 내용상으로 거의 전달이 안 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특히 비건 대표가 (협상을) 다루는 자세가 굉장히 신중했다. (협상 결과가) 괜찮겠다 하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여전히 펠로시 의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핵을 포기하겠느냐는 의구심을 표현했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강한 불신, 그리고 강한 비판을 가했지만 한국 대표단이 표명한 2차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듣고) 당신들의 그런 기대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는 얘기를 들려줬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펠로시 의장이 미 의회 지형에서는 가장 중요한 인물이기 때문에 원래 30분 예정돼 있던 면담 시간이 1시간을 넘겨서 진지하게 토론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방미) 이틀동안 느낀 감정은 딱 하나, 우리 마음 같지가 않구나 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이 미국을 역지사지해야 되는 부분도 많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함께 하면서 걱정이 없었던 건 아니지만 기우였던 걸 알게됐다"면서 "강조점은 조금 다르지만 큰 틀에서의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기대에 대해서는 다름없다는 걸 알게 됐고 각각 각도에서 강조하니까 미국에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며 초당적 접근을 부각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다른 무엇보다 (미측에)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실질적으로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연합훈련의 중단·축소로 대한민국의 안보공백으로 이어지지 않아야 한다는 걸 강조했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이 정말 성공하기 위해서는 '트럼프 리스크'를 줄일 필요가 있어서 예방 외교 차원에서 왔다"면서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든지 초당적 목소리를 내면서 미북정상회담에 힘을 실어주려고 초당적으로 왔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 70년 동안의 적대관계로 인한 (북미) 불신의 벽이 상당히 크구나 하는 거 느꼈고 희망의 실현을 위해 더 많은 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지도자들이 한일문제 걱정을 많이 했다"면서 "(우리가) 한일 문제를 푸는 데 집중할 뿐만 아니라 미국에 있는 분들에게 설명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소개했다.

현재 진행되는 비핵화 협상에 북미가 접근하는 방식과 협상 전망에 있어서는 각 당이 입장에 따라 강조점을 달리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해찬 대표는 "비건 대표도 이번에 할 수 있는 수위까지 하고 이어서 협상하면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것 같아서 포괄적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기는 이번에는 어렵지만 원론적 입장에서 맴돌아서는 안되기 때문에 약간은 어느 정도 실체가 있는 합의 정도까지 가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는 "종전선언이 정치적 선언에 불과하다는 식으로 미국이 가볍게 다뤘을 때 주한미군 (철수), 한미연합훈련 축소, 유엔사 존립의 근거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정병국 의원은 "존 설리번 미 국무부 부장관은 비핵화 없이 제재완화는 없다고 명확하게 못을 박았다"고 강조했다.

당초 자유한국당은 별도의 간담회 일정을 잡고 이날 불참할 예정이었지만 계획을 바꿔 이날 간담회에 합류했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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