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질까 무섭다"…4년째 공포에 떠는 인천 삼두 아파트 주민들

입력 2019-02-13 10:48
수정 2019-02-18 20:31
"무너질까 무섭다"…4년째 공포에 떠는 인천 삼두 아파트 주민들

인천시에 민관 조사단 구성 촉구…"정밀안전진단 시급"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2017년 개통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김포 구간(인천김포고속도로)의 지하터널 인근 아파트 주민들이 4년째 겪는 건물 붕괴 위험을 호소하고 나섰다.

인천시 동구 삼두 1차 아파트 주민들이 모인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하터널 발파 공사가 처음 시작된 2015년 12월 이후 아파트와 인근 교회에서 건물 균열이나 지반 침하 현상이 계속 관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천시가 2017년부터 건물 정밀안전진단을 위해 시공사인 포스코건설과 주민 간 중재에 나섰지만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며 시가 민관 합동 조사단을 구성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비대위에 따르면 주민들이 지하터널 발파 공사 이후 건물을 점검한 결과 삼두 1차 아파트에서 722건, 인근 중앙 장로교회에선 40건의 균열이 발견됐다.

최근 이뤄진 아파트 가스 안전 점검에서는 건물 균열로 인해 가스 누출이 발생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포스코건설 측은 안전 진단이 시급하다는 주민 요청에 따라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6차례 정밀안전진단 관련 협의를 해 왔지만 견해차가 커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주민들은 지반 침하와 균열 원인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포스코건설 측은 현재 건물의 안전 상태만 진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대위 측은 포스코건설을 상대로 52억원의 손해를 배상하라는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북항터널 인근을 입체적 도로구역으로 지정한 것이 무효라며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제기한 행정소송 항소심도 다음 달 열린다.

비대위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한데도 아직 정밀안전진단조차 하지 못해 주민들은 매일 불안에 떨고 있다"며 "박남춘 시장이 직접 문제 해결 당사자로 나서 시, 주민, 포스코건설이 함께 참여하는 조사단을 꾸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2017년 3월 개통한 인천김포고속도로는 인천시 중구 남항 사거리∼경기도 김포시 통진읍 48번 국도 하성삼거리 28.88㎞를 잇는 도로다. 길이 5.4㎞로 국내 최장 해저 터널인 인천 북항터널을 끼고 있다.

chams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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