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중구청장 선거법 관련 재판 '상대후보 낙선 의도' 쟁점

입력 2019-02-12 17:36
수정 2019-02-12 17:40
울산중구청장 선거법 관련 재판 '상대후보 낙선 의도' 쟁점

고발인 "현직 구청장 겨냥한 허위 발언"…변호인 "상대 언급한 적 없어"



(울산=연합뉴스) 허광무 기자 = 지난해 6·13 지방선거 TV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에 대한 재판에서 '상대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의도' 여부가 쟁점이 됐다.

12일 울산지법 형사12부(이동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박 구청장에 대한 두 번째 공판에서는 박 구청장을 고발한 김영길 전 중구의회 의장이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 검찰과 변호인 측의 신문이 진행됐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6월 5일 열린 방송토론회에서 "중구가 비행 고도제한 완화구역에 포함됐는데도 구민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집권 여당 후보로서 제도 개선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언을 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김 전 의장은 "토론회 이틀 전인 6월 3일에 중구 한 주택재개발조합이 고도제한 적용을 잘못해 아파트 설계 층수를 낮춰야 하는 문제로 조합원 총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면서 "이 총회 후 박 구청장이 토론회에서 '중구가 이미 고도제한 완화구역에 포함됐다'는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고도제한 완화는 재개발사업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일 수밖에 없다"면서 "현재 중구에 재개발사업 구역이 많고, 이들 구역의 조합원 수천 명과 그 가족까지 고려하면 박 구청장의 발언은 선거 결과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선거에서 6만5천267표(51.90%)를 얻어 6만485표(48.09%)를 득표한 자유한국당 박성민 후보를 4천782표 차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당시 토론회 발언이 사실관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상대 후보를 비방하거나 비방해 낙선시키려는 목적은 아니었다"면서 "그 발언을 할 때 상대 후보를 언급한 적이 없는데, 어떻게 '현직 구청장인 박성민 후보가 고도제한 완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해석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변호인 측의 이런 논리는 박 구청장에게 검찰이 적용한 법 조항에 오류가 있다는 점을 설파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검찰은 공직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2항을 적용해 박 구청장을 기소했다.

2항은 다른 후보가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사람은 7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반면에 250조 1항은 자신이 당선될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해 2항보다 처벌 수위가 낮다.

즉 변호인 측은 상대 후보를 낙선시키려는 목적이 없었다는 점을 증명해 검찰의 법 적용에 허점이 있음을 파고들고, 피의사실 공표가 인정되더라도 상대적으로 처벌이 가벼운 1항 적용을 노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변호인 측은 "당시 박 구청장은 상대 후보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신문 기사에서 본 내용을 발표했을 뿐이다"면서 "언론 기사를 사실이라고 믿을 만한 정황이 있었고, 해당 발언이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전 의장은 "'고도제한 완화구역에 포함됐는데 구민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발언 자체가 상식적으로 현직 구청장을 겨냥한 발언 아니냐"면서 "토론회에서 발표할 정도의 내용이라면 언론 기사 내용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노력을 거쳤어야 했다"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검찰과 변호인 측은 다음 재판 때 증인 1명씩을 신청했다. 재판부는 오는 3월 19일 오후 4시 재판을 열기로 했다.

hk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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