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부채폭탄' 위기…대형업체 상환 실패·빚보증 줄도산 우려
민성투자·윈타임 상환약속 불이행…연대보증에 디폴트 확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중국의 대형 민간기업들이 부채 상환에 실패하고 채무보증으로 기업들이 연쇄 디폴트 위험에 노출되는 등 부채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11일 민간 투자회사 중국민성투자그룹(CMIG·中國民生投資)이 채권자들에게 지난 1일까지 갚기로 했던 30억위안(약 4천970억원)을 지불하지 못했다고 이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대 규모의 중국 민간투자회사 중 하나인 민성투자는 지난달 29일 만기를 맞은 이 채무를 사흘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결국 갚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상하이 브릴리언스 신용평가에 따르면 민성투자의 총부채는 2천320억 위안, 자산은 3천100억 위안이다.
또 다른 소식통들은 지난해 중국에서 2번째로 큰 규모의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낸 민간 에너지기업 윈타임에너지(융타이·永泰能源)가 지난주 부채 상환 계획을 지키지 않았다고 전했다.
윈타임은 지난 6일까지 갚아야 했던 채무 원금 38억 위안 중 20%를 상환하기 위한 파이낸싱을 여전히 추진하고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말했다.
이들 두 업체는 워낙 규모가 큰 데다 최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노력이 민간 부문에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점에서 우려를 사고 있다. 중국 당국은 경기 둔화에 대응해 시중에 돈을 풀고 인프라 건설·부동산·지방정부 투자 활성화를 위한 부양책을 발표했다.
상하이 마오량 투자의 선천 파트너는 "중국 기업들의 확장 동력은 지난 수년간 채권 발행이었다"며 "최근 발생한 문제들을 보면 기업들이 최근 (당국의) 완화적 조치에도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디폴트 규모는 지난해 1천200억 위안(약 19조8천억원)에 육박해 전년보다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올해 들어서도 이미 91억 위안(1조5천억원)에 달한다.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중국 기업 간 빚보증 문제도 위험을 키우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2일 법원 문건을 열람한 결과 정유·중공업 도시인 산둥성 둥잉(東營)시에서만 최소 28개 민간기업이 채무 구조조정과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보도했다.
파산 사유는 대부분 채무보증이었다. 그중 비교적 탄탄한 기업으로 꼽혔던 산둥다하이가 지난해 8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이 회사는 14개 업체를 위해 순 자산의 48%에 해당하는 규모의 빚보증을 섰다.
이 통신은 둥잉시는 빙산의 일각일 뿐, 중국 전반에 연대보증 관행이 퍼져 있다면서 중국 경제 성장률이 28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는 상황인 만큼 디폴트 확산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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