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터키, '위구르 음악가 수용소 사망설' 진실 공방

입력 2019-02-12 11:50
중국·터키, '위구르 음악가 수용소 사망설' 진실 공방

터키 "위구르인 음악가 사망…수용소 폐쇄해야"

중국 "터무니없는 거짓말"…생존 영상 공개



(선양=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터키 외교부가 투르크계 위구르인 음악가가 사망했다는 뉴스와 관련해 중국을 비판하자 중국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박하고 나서는 등 양측이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터키 외교부 하미 악소이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음악가 겸 시인 압둘라힘 헤이트가 신장(新疆)웨이우얼(위구르) 자치구 내 이슬람교도 수용소에서 복역 중 사망했다는 소식과 관련해 중국 정부에 위구르족 권리 존중과 수용소 폐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언론인 중국국제라디오방송(CRI)은 터키어 서비스를 통해 헤이트가 살아있다며 그가 등장한 영상을 공개하며 맞받아쳤다.



12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이 영상을 근거로 "터키가 터무니없는 거짓말로 중국을 근거 없이 비난했다"면서 "매우 잘못됐고 무책임하다"고 날을 세웠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또 지난 10일 터키 주재 중국 대사관이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터키 측 주장에 대해 "난 데 없다"면서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대사관은 성명에서 중국 정부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모든 민족집단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있다면서 "생존권이 기본적인 인권이며 테러리즘과 극단주의가 이를 심각히 위협한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터키와 중국은 모두 심각한 반테러 상황에 직면해있다"면서 "반테러리즘에 대한 이중잣대에 반대하며, 중국이 취하고 있는 반테러리즘과 반극단주의 조치에 대해 터키가 정확히 알기 바란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과의 무역전쟁과 '화웨이 사태' 등을 겪고 있는 중국 내부에서는 이번 일로 터키와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터키는 범투르크주의에 기반해 터키 투르크족의 분파로 여겨지는 위구르인 문제에 대해 종종 언급해왔다.

하지만 글로벌타임스는 2016년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권이 쿠데타 시도를 진압하면서 서방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뒤 관련 발언이 뜸했다고 밝혔다.

이어 터키 외교부의 이번 문제 제기는 터키의 태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터키의 대중국 정책이 급변했다고 볼 수는 없고, 터키 지도자가 아닌 외교부 명의의 문제 제기임을 언급하면서 확전을 경계했다.

잔타오 베이징(北京)대 교수는 이번 문제 제기에 대해 "에르도안 정부가 다음달 지방선거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터키 내부용'이라고 평가했다.

또 양수 란저우(蘭州)대학 교수가 "신장위구르자치구 문제가 중국-터키 관계의 주요 문제가 되면 안 된다"고 밝히는 등 중동 정세와 터키의 대미·대유럽 관계를 볼 때, 중국과의 관계 훼손이 터키에 좋을 리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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