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북한에 밀 5만t 무상지원 검토…북한이 요청"
러 상원 외교위원장 밝혀…美 대북정책 부대표 방러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정부 부처들이 지난해의 자연재해 피해 극복을 위해 5만톤(t)의 밀을 무상 제공해 달라는 북한 당국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러시아 상원 고위인사가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상원 국제문제위원회 위원장 콘스탄틴 코사체프는 이날 김형준 주러 북한 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현재 정부 부처들이 북한 측의 요청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와 관련한) 해결책이 찾아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18년 12월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폭염과 홍수로 곡물 작황이 심각한 피해를 입어 식량 사정이 크게 악화했다.
평년 수준 이하의 작황에 따라 북한은 64만1천t의 곡물을 필요로 하고 있다고 유엔 보고서는 전했다.
러시아는 유엔 기구 등을 통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을 계속해 오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와 올해 이미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지원 프로그램에 따라 북한에 800만 달러(약 90억원)를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사는 이날 면담에서 러시아와 북한 외무부가 군사·정치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는 북-러 경제·문화협력 협정 체결 70주년"이라고 상기시키면서 "이 기념일을 계기로 양국 외무부 간에 경제, 군사·정치 분야에서의 관계 강화를 위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러·북 경제·문화 협력 협정은 지난 1949년 3월 17일 김일성 주석의 첫 소련 방문 때 체결됐다.
한편 미국의 마크 램버트 대북정책 특별부대표(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가 11일부터 이틀 동안 모스크바를 방문한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주러 미국 대사관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램버트 부대표는 모스크바에서 러시아 정부 고위인사 및 북한 문제 전문가들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미국 워싱턴을 방문한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램버트 부대표 등을 만나 미 국무부 북핵 협상 담당 인사의 모스크바 방문을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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