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하계올림픽 유치 세 번째 도전도 예선 문턱서 좌절

입력 2019-02-11 19:06
수정 2019-02-12 07:37
부산 하계올림픽 유치 세 번째 도전도 예선 문턱서 좌절

세계등록엑스포 집중으로 올림픽 유치 준비 소홀



(부산=연합뉴스) 박창수 기자 = 부산시의 하계올림픽 유치 도전이 세 번째 고배를 마셨다.

대한체육회는 11일 충북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에서 열린 2032년 하계올림픽 국내 유치도시 선정에서 서울을 뽑았다. 부산은 유효표 49표 가운데 15표를 얻는 데 그쳤다.

이로써 부산시는 2020년, 2028년 올림픽 유치도시 선정에서 실패를 맛본 이후 세 번째 도전에서도 예선 문턱을 넘지 못했다.

서울·평양 올림픽 추진 본격화…사상 첫 공동 개최 도전 / 연합뉴스 (Yonhapnews)

시는 애초 2020년 올림픽 유치를 위해 2007년부터 본격적으로 나섰다. 범시민지원협의회를 구성하는 등 시민운동으로 발전시켰다.

2008년에는 시민 100만명 서명을 받아 정부에 유치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2020년 올림픽 유치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맞물려 무산되자 부산시는 2028년 올림픽을 유치하기로 하고 2015년부터 다시 시민 역량을 모으기 시작했다.

단독 유치가 아닌 울산·경남과 공동 유치한다는 목표였지만 '2028 하계올림픽 공동 유치 실무협의회'가 관련 도시 간 이견으로 해산되면서 부산 단독 유치를 추진했다.

하지만 올림픽위원회는 2024년과 2028년 올림픽 개최도시를 한꺼번에 발표했으나 부산은 후보 도시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는 곧바로 2032년 올림픽을 유치하겠다고 나섰다. 시는 당시 '체육발전 종합계획'을 마련하고 이런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마침 지난해 남북정상회담에서 남북이 2032년 하계올림픽 남북공동개최를 추진하자고 합의하자 시는 이런 계획을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0월 부산시는 문체부에 유치전 참가 의사를 전달한 데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대한체육회에 평양과 공동으로 올림픽을 유치할 의사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부에 올림픽 유치 의사를 전달했지만 과거와 달리 시민 역량을 모으는 등의 활동은 하지 않았다.

2030 세계등록엑스포 유치에 집중하면서 올림픽 유치 준비는 뒷순위로 밀린 모습이었다.

시는 막판에 서울과 하계올림픽을 공동으로 유치하자고 다급하게 제안했지만 판세를 뒤집지는 못했다.



부산시의 이번 도전은 준비 부족이 여실하게 드러났다.

시는 유치희망 도시 설명회를 통해 한국전쟁 피란수도인 부산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면 평화의 이미지가 배가될 것이라며 주장했다.

오거돈 시장은 "바다와 육지, 해양과 대륙이 만나는 부산이 한반도 평화의 종착점이자 시발점"이라며 "평화올림픽과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부산이 올림픽 유치도시로 선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2002년 아시안게임 시설 등을 활용하고 일부 종목을 서울과 울산, 경남지역에서 치르면 직간접 투자비와 대회 운영비를 합쳐도 평창동계올림픽 투자액의 절반을 조금 넘는 7조9천619억원이면 된다며 경제성도 강조했다.

이 외에도 2020년 세계탁구선수권대회, LPGA 골프대회 등 다양한 국제행사 유치 경험을 강조했다.

2028년 올림픽 유치전에 내놓았던 논리에 '평화 이벤트'만 첨부한 설명 자료로는 대의원들을 설득하는데 역부족이었다.

시민들조차 부산시가 2032년 올림픽 유치도시 선정에 도전한다는 사실을 임박해서야 언론을 통해 인지하는 등 열기도 부족했다.

이런 이유로 시 관계자들조차도 이번 올림픽 유치도시 도전에 크게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였다.

시 관계자는 "하계올림픽 개최도시 선정에 다시 도전할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p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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