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감사시간 '최소시간' 개념 삭제…최종안 13일 확정(종합)

입력 2019-02-11 17:31
수정 2019-02-11 17:38
표준감사시간 '최소시간' 개념 삭제…최종안 13일 확정(종합)

기업들 "감사시간·비용 증가 부담"…회계사회장 "너무 양보했다는 비판 있어"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외부감사 대상 기업에 도입되는 표준감사시간에서 '최소감사시간' 개념을 삭제하고 적용 대상 그룹은 9개로 세분화한 방안이 제시됐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11일 서대문구 회계사회 대강당에서 '표준감사시간 제정에 관한 제2차 공청회'를 열고 지난달 1차 공청회 이후 의견 수렴을 거쳐 수정한 표준감사시간 제정안을 공개했다.

1차 공청회 때는 표준감사시간을 '최소감사투입시간'으로 정의했으나 이번에는 '감사인이 회계감사기준을 충실히 준수하고 적정한 감사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투입해야 하는 감사시간'으로 개념을 바꿨다.

이는 표준감사시간을 최소투입시간으로 정의하면 강제 규정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또 지난달 22일처럼 외부감사 대상 회사는 9개 그룹으로 구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 상장사 그룹은 우선 자산 기준으로 ▲ 개별 2조원 이상 및 연결 5조원 이상(그룹1) ▲ 그룹Ⅰ 제외 개별 2조원 이상(그룹2) ▲ 개별 1천억원 이상 2조원 미만(그룹3) ▲ 개별 1천억원 미만(그룹4)으로 나눴다.

또 코넥스 상장사와 사업보고서 제출대상 비상장사(그룹5)도 별도 그룹으로 분리했다.

비상장사는 자산 기준으로 ▲ 1천억원 이상(그룹6) ▲ 500억원 이상 1천억원 미만(그룹7) ▲ 200억원 이상 500억원 미만 (그룹8) ▲ 200억원 미만(그룹9)으로 분류했다.

표준감사시간 적용 대상 기업 2만6천46곳 중 그룹1은 132곳(0.5%)이고 그룹2는 58곳(0.2%), 그룹3은 1천92곳(4.2%), 그룹4는 705곳(2.7%), 그룹5는 507곳(1.9%)이다.

또 그룹6 2천392곳(9.2%), 그룹7 2천874곳(11.0%), 그룹8 7천986곳(30.7%), 그룹9 1만300곳(39.5%) 등이다.

표준감사시간 산정은 그룹1의 경우 대상 기업 전체에 대해 개별적으로 감사시간을 추정하고 그룹2~9는 그룹별 표준감사시간 산식에 따라 나온 결과에 개별 감사팀의 '숙련도조정계수'를 곱해주기로 했다.

시행시기도 종전처럼 그룹1과 그룹2 소속 상장사는 올해부터 적용하고 나머지 기업은 단계적으로 적용하거나 유예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되는 내부회계관리제도의 표준감사시간은 재무제표 감사의 40%를 가산하도록 했다.

내부회계관리제도는 회사의 회계 내부통제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는 것으로, 올해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부터 적용된다.

외부감사법에 따른 회계에 대해 적용되는 표준감사시간은 감사품질을 높이고자 적정한 감사시간을 보장하는 제도로 2017년 11월부터 시행된 개정 외부감사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는 감사시간과 비용 증가에 대한 기업들의 불만이 쏟아져나왔다

손창봉 LG전자[066570] 연결회계팀장은 "회사 감사시간이 70% 이상 늘 것으로 예상한다"며 "상장 대기업들은 회계 인프라에 투자도 많이 하는데 감사시간까지 더 늘리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코스닥 상장사 제이티[089790]의 고병욱 상무는 "감사시간이 492시간에서 1천700시간으로 늘고 감사비용도 6천만원에서 1억2천만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감사시간이 평균 이상으로 과도하게 늘어나는 회사는 상한선을 만들어 부작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최중경 한국공인회계사회 회장은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비판이 있기도 하지만 100% 만족시키는 제도는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조정할 수 있는 것은 최대한 조정하되 감사품질을 제고하고 이해관계인을 보호한다는 입법목적은 달성해야 한다는 소명을 잊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공인회계사회는 오는 13일 표준감사시간심의위원회 회의를 거쳐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안이 나오면 2019~2021년 3개 연도에 적용되며 이후 분석 과정을 거쳐 다음 3개 연도에 적용할 표준감사시간이 다시 책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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