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앙숙' 워런 "트럼프, 2020년엔 '자유인' 아닐 수도"
"특검 수사 언급한 것"…형사처벌 가능성 거론해 논란일듯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2020년 미국 대통령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엘리자베스 워런(69·매사추세츠) 민주당 상원의원이 '앙숙'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형사처벌 가능성을 언급하며 또다시 저격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워런 의원은 10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 동부지역 시더 래피즈 유세에서 "2020년이 되면 도널드 트럼프는 더는 대통령이 아닐지도 모른다. 사실, 그는 심지어 '자유인'(a free person)이 아닐 수도 있다"고 쏘아붙였다.
전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고 유세전에 뛰어든 워런 의원은 "매일 인종차별적인 트윗, 혐오스러운 트윗이 난무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매특허 격인 '트윗 정치'를 비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적이고 도발적인 공격으로 차기 대선의 프레임을 짜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를 차단해야 한다고 민주당 후보들에게 촉구했다.
워런 의원은 '자유인' 발언과 관련, 취재진에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와 러시아 측 공모 의혹인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를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직면한 여러 수사를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가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과 형사 처벌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어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워런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언급을 삼가면서도 로버트 뮬러 특검이 수사를 마무리하고 수사 결과를 대중에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가는 길을 계속 가려면 우리 모두 단합해 많은 사람이 사실관계에 기반을 둔 합법적인 절차라는 점을 이해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 변호사인 마이클 코언과 '비선 참모' 로저 스톤이 기소된 가운데 하원을 장악한 민주당은 의회 차원의 본격적인 조사를 공언하는 등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차기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력한 대항마로 떠오른 워런 의원은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저격수'로 맹활약했고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는 앙숙 관계로 종종 거론된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미국 원주민 혈통이라고 주장해온 워런 의원을 겨냥해 '포카혼타스'라고 조롱하며 골 깊은 반감을 드러내 보이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트위터에서 "내가 종종 '포카혼타스'라고 부른 엘리자베스 워런 의원이 오늘 대선 레이스에 합류했다"며 "유세 길(the campaign TRAIL)에서 보자, 리즈(Liz·엘리자베스의 애칭)"라고 비꼬았다.
백악관은 당시 이 트윗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1830년대 체로키족 등 몇몇 원주민들이 그들의 터전에서 강제로 쫓겨난 사태를 일컫는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을 인용해 워런 의원을 조롱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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