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서 남북 영화인 참석하는 학술대회 열린다
'한국영화 100주년 기념'…비경쟁 부문에 한국영화 5편 초청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가 지난 7일(현지시간) 개막해 오는 1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다.
올해는 총 5편의 한국영화가 초청됐다. 모두 비경쟁부문으로, 경쟁부문에는 포함되지 못했다.
이수진 감독의 장편 데뷔작 '우상'은 파노라마 섹션에 초청됐다. 파노라마 섹션은 관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사회적 메시지를 제시하는 영화를 엄선해 초청하는 부문이다.
'우상'은 아들의 돌이킬 수 없는 실수로 정치 인생 최악의 위기에 몰린 도의원 구명회와 피해자의 아버지 유중식, 사건 당일 중식의 아들과 함께 있다가 자취를 감춘 련화의 이야기를 담았다. 한석규·설경구·천우희가 주연을 맡았고, 설경구와 천우희는 이 감독과 함께 직접 베를린을 찾는다.
임권택 감독의 1980년작 '짝코'는 클래식 부문에 초청됐다. 클래식 부문은 최근 디지털 복원된 세계 유수의 고전 영화를 상영한다.
세계적인 거장들의 신작과 재능 있는 신인 감독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포럼 부문에는 장률 감독의 '후쿠오카'가 초청됐다. 장률 감독은 2007년 '경계'(경쟁 부문), 2010년 '두만강'(제너레이션 부문) 초청에 이어 세 번째로 베를린을 찾는다.
대학 시절 연극 동아리의 절친이던 두 남자가 한 여자 때문에 절교하고, 20여 년 만에 일본 후쿠오카의 한 술집에서 조우하며 벌어지는 며칠 밤낮의 이야기를 그린다. 권해효, 윤제문, 박소담이 출연했다.
'벌새'와 '꼭두 이야기'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영화를 소개하는 제너레이션 부문에 초청됐다. 제너레이션 부문은 전체관람가인 K플러스 섹션과 14세 이상 관람가인 14플러스로 구분된다.
K플러스 섹션에 초청된 '꼭두 이야기'는 김태용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국립국악원 제작 공연 '꼭두'를 영화화했다. 할머니의 꽃신을 찾으러 떠난 어린 남매가 저승세계로 빠지게 되면서 4명의 꼭두를 만나 함께 꽃신을 찾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보라 감독의 '벌새'는 14플러스 섹션에 초청됐다. 성수대교가 붕괴한 1994년을 배경으로 14세의 은희가 자신을 이해해주는 어른을 만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박지후, 김새벽, 정인기, 이승연 등이 출연했다.
베를린 현지에서 한국영화를 알리는 다양한 행사도 열린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오는 11일 '한국영화의 밤'을 열고 올해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영화를 소개한다.
15일에는 영진위와 베를린자유대 공동 주최로 '한국영화 100년 기념 학술행사'도 열린다.
이 자리에는 남북영화교류특별위원회 위원 3명과 북측 영화인 3명이 참석해 남북 영화 교류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영진위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개선된 이후 남측과 북측 영화인들이 해외에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서는 장이머우 감독의 '원 세컨드' 등 총 17편의 영화가 황금곰상과 은곰상을 두고 다툰다.
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여성 영화인의 약진이 눈에 띈다. 경쟁부문에 초청된 17편의 영화 중 여성 감독이 연출한 작품이 7편이었다. 개막작 역시 덴마크의 여성 감독 로네 셰르피의 '더 카인드니스 오브 스트레인저스'가 선정됐다. 경쟁부문 심사위원장은 프랑스 배우 쥘리에트 비노슈가 맡았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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