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기원 '이온 위치 교환'으로 연료전지 성능 극대화
김건태 교수팀 연구…"연료전지 상용화에 기여" 전망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울산과학기술원(UNIST)은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의 김건태 교수팀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울산과기원에 따르면 김 교수팀은 '이온 위치 교환' 현상을 활용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서 연료극 물질의 안정성과 성능을 강화할 방법을 개발했다.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연료극에는 주로 세라믹스와 금속의 합금인 '니켈 서멧'(Ni cermet) 소재가 쓰였다.
이 물질은 연료와 산소의 반응을 촉진하는 능력이 좋지만, 탄화수소를 연료로 쓰면 탄소가 연료극 표면에 쌓이게 돼 오래 작동시킬 경우 안정성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마트 촉매 자가 재생'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연료극 물질로 쓰인 페로브스카이트 속 전이금속을 표면으로 올라오게 만드는 것이다.
표면으로 올라온 나노 입자들은 연료와 산소의 반응을 촉진하는 촉매 역할을 하면서, 탄소가 쌓이는 것을 막아 연료전지 작동의 안정성을 높인다.
특히 코발트가 연료극 표면에 올라오면 성능과 안정성이 크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코발트를 표면으로 더 잘 올라오게 하기 위해 고체산화물 연료전지가 작동할 때 철을 넣어 코발트와 자리를 바꾸게 했다.
투과전자현미경으로 분석한 결과 외부에서 넣어준 철은 상대적으로 표면으로 올라오려는 특성이 작아 페로브스카이트 구조 안으로 들어갔지만, 이와 반대되는 특성을 가진 코발트는 구조에서 빠져나와 표면으로 올라왔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또 외부에서 넣어주는 철의 양이 증가할수록 코발트가 표면으로 올라오는 양이 늘어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이 개발한 전극 소재를 사용한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의 최대 출력밀도는 800℃에서 1.8W/㎠로, 현재까지 보고된 연구 중 세계 최고의 성능을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에 다양한 연료를 적용해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하려면 연료극의 성능과 안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는 연료극 물질을 개발한 이번 연구가 연료전지 상용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는 울산과기원 연구지원본부 정후영 교수, 포스텍 한정우 교수, 숙명여대 신지영 교수,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시바프라카시 생고단 교수 등도 함께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2월 11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yongt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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