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크, '일본이 가야하는 길' 동영상 日 SNS에 배포
반크가 제작한 '일본이 가야하는 길' 영상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제국주의에 희생된 아시아의 평화와 역사는 일본 정부가 그 진실을 감추고 왜곡한다 할지라도 변할 수 없지만, 진심 어린 반성은 아시아의 평화적인 미래를 가져올 것입니다."
9일 현재 유튜브에 올라있는 일본어 영상 '일본이 가야 하는 길'(日本が行くべき道·http://youtu.be/cuXEW7EikyM)은 이렇게 시작한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가 4년 전 제작해 배포한 15분 분량의 이 영상은 2천457명이 시청했다.
반크는 올해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이 영상을 이날부터 다시 배포한다.
일본의 주요 포털과 유명 블로거, 정치인 등의 SNS에 이 동영상 주소를 올리는 캠페인을 펼치기로 한 것이다.
박기태 반크 단장은 "아직도 반성하지 않고 제국주의 향수에 젖어 있는 일본 정치인과 극우 세력에게 진정 일본이 가야 할 길을 조언하기 위해 일본 지역에 이 영상을 집중적으로 뿌린다"고 말했다.
이 영상은 동북아시아의 역사청산과 평화적 공존의 열쇠가 일본에 있고, 그 열쇠의 힌트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같은 길을 걸은 독일에 있다고 알려준다. 독일은 세계평화를 깨뜨린 참혹한 전쟁을 일으켰지만, 과거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고 희생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해 오히려 유럽통합과 번영의 중심에 섰다고 밝힌다.
그러면서 "과거의 어두운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하며 반성해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본이 세계평화를 지키는 일에 동참하는 열쇠"라고 강조한다.
영상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이 저지른 야만적인 전쟁범죄를 나열했다. 아시아 소녀 약 20만 명을 일본군의 성 노리개로 학대한 것, 중일전쟁 중 약 30만 명의 중국인을 잔혹하게 살해한 난징대학살(1937년), 3천여 명의 전쟁포로를 생체실험한 하얼빈 731부대, 725만명의 무고한 사람들을 강제로 고된 노동에 투입한 죄 등이다.
또 전후 독일과는 다른 길을 걸어간 일본의 악행들도 열거하고 있다. 일본은 '모든 전쟁범죄 문제는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을 견지하는가 하면 '황족불기소방침'에 따라 이를 책임져야 할 당사자인 히로히토 천황과 그 일가를 무죄 방면했고, 731부대 총사령관 등을 전원 무죄 석방했으며 일본 국회는 '일본에는 전범이 없다'고 결의했다.
영상은 과거를 기록하는 방법에서도 독일과 일본은 다른 길을 걷고 있다고 지적한다. 독일의 역사 교과서는 "인종대립과 차별, 반인륜적 침략전쟁의 미화는 이웃 나라를 깎아내리는 진술"이라며 이런 교육은 법으로 금지한 반면 일본은 "'침략'이라는 단어를 교과서에 쓸 수 없고,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축소해 그 명분을 합리화하고 미화했으며 일왕과 시민이 '군부 정책의 희생자'"라고 기술하고 있다.
특히 식민지배하며 침탈한 독도의 영유권을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한국이 '불법점유'하고 있다고 국제사회에 퍼뜨리고 있다고 영상은 폭로한다.
이밖에도 A급 전범의 위패가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의 정치인들 참배, 하시마섬 등 조선인을 강제징용한 전범 기업의 조선소 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한 점, 일본군 위안부 및 강제동원의 부정 등 전쟁의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고 열거한다.
영상은 "한국 청년들이 일본의 제국주의 역사 속에 왜곡된 역사와 희생된 이들의 영혼을 밝혀야 하며 그것이 아시아의 평화와 희망"이라며 끝을 맺는다.
반크는 이 영상과 함께 '한국을 향한 재일동포들의 꿈'(韓?に向けた在日同胞たちの夢·https://youtu.be/gUXXjbd26KU)이란 제목의 영상도 다시 배포한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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