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카 점검에 장난감 소독까지…인천 이색 노인 일자리 풍성
온·오프라인 연계 플랫폼도 활용…희망자 많아 대기하기도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인천시 부평구에 사는 노인 50명은 이달부터 10명씩 조를 짜 지역 지하철 역사와 공공기관 건물 등을 돌며 몰래카메라가 있는지를 점검하는 '몰카제로사업단'으로 활동한다.
맨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환기구, 화장실 문, 비데, 화재경보기, 스위치 주변 등에 전파탐지형·램프탐지형 첨단장비를 활용해 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전파탐지형 장비로 카메라가 숨겨진 구역을 확인하고, 렌즈 탐지형 장비로 카메라 렌즈의 반사 빛을 탐지해 몰카 위치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부평구노인인력개발센터 관계자는 "몰래카메라 범죄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몰카제로사업단이 범죄예방과 노인 일자리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처음 시작하는 사업인데도 많은 어르신이 관심을 가지고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부터 인천 지역에서 특색있는 다양한 노인 일자리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환경 정화 활동이나 공공시설 관리 등 전통적 노인 일자리뿐만 아니라 노인들의 다양한 취업수요를 반영한 일자리가 마련됐다.
올해부터 노인 10명은 인천의 대표적 유원지인 중구 월미공원에서 관광객들에게 한복 등 의상을 대여하는 일을 한다.
관광객들이 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 등을 할 수 있게 돕고, 직접 공원을 안내하는 역할도 한다.
동구노인인력개발센터는 올해 새롭게 '시니어장난감소독단'이라는 노인 일자리를 마련했다.
노인 120명이 장난감 소독법을 배운 뒤 지역 보육시설·어린이집·지역아동센터 등을 돌며 장난감을 소독해 전염병 감염 등을 예방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온·오프라인 연계(O2O) 플랫폼을 노인 일자리와 연계하는 시도도 본격화한다.
미추홀노인인력개발센터가 올해 새로 마련한 노인 일자리 '우렁각시'는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사관리서비스가 필요한 30∼40대와 노인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센터는 우선 노인들이 청소·설거지 등 일반적인 가사관리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고 추후 산후관리, 노인간호, 아이 돌보미, 반려동물 돌보미 등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센터 관계자는 "어르신 40명을 모시고 전문적인 가사서비스 교육을 받도록 한 뒤 각 가정에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 각 기관은 고령화 등의 영향으로 일하기를 희망하는 노인들이 많아지자 이처럼 새로운 일자리 발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인천시에 따르면 올해 지역 노인 일자리 수행기관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모두 3만2천719명에 달한다. 지난해 2만7천313개에서 5천개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를 희망했으나 일자리가 부족해 대기하고 있던 노인이 8천명에 달했다"며 "앞으로 우수 노인 일자리를 발굴하기 위해 인천 지역 기관들을 대상으로 특화 일자리 공모사업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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