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고기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 알아본다
일 연구팀, 실험서 확인…"상식 뒤엎는 발견"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물고기도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알아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런 능력은 침팬지와 코끼리, 돌고래 외에 까마귀 종류에게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물고기에서 확인되기는 처음이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고다 마사노리(幸田正典) 오사카(大阪)시립대학 교수 연구팀은 이런 연구결과를 8일자 미국 과학지 플로스 바이올로지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태평양과 인도양에 서식하는 농어목의 작은 물고기인 혼소메와케베라(학명 Labroides dimidiatus)를 넣은 물탱크에 거울을 설치하고 행동을 관찰했다.
처음 2-3일간은 거울에 비친 모습을 자기가 아닌 다른 개체로 인식한 듯 공격하려는 자세를 보였다. 이후 거울 앞에서 거꾸로 뒤집는 자세를 취해 보는 등거울속 개체가 자신인지 확인하는 동작을 했다. 닷새 이후에는 이런 동작을 거의 보이지 않았으며 거울을 응시하는 동작이 증가했다.
몸길이 10㎝ 정도의 이 물고기는 큰 물고기의 몸에 붙은 기생충을 제거하는 습성이 있어 '바다의 청소부'로 불린다.
연구팀이 물고기의 목부위에 기생충과 비슷한 갈색 표시를 하자 10마리 중 9마리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을 확인한 후 수조 밑바닥에 있는 모래와 돌에 목을 문지르는 동작을 반복했다. 거울이 없으면 이런 동작을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목부위에 붙은 기생충을 털어 내려는 동작으로 추정된다.
고다 교수는 "물고기가 '거울에 비친게 자기'라고 인식하지 않으면 이런 일련의 행동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간과 유인원 보다 열등한 것으로 간주해온 생물에 대한 생각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할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상식을 뒤엎는 발견'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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