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서 방글라데시인 193명 감금된 채 발견…인신매매 조직 소행

입력 2019-02-08 11:07
수정 2019-02-08 13:30
인니서 방글라데시인 193명 감금된 채 발견…인신매매 조직 소행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상가 건물에 거의 200명가량의 방글라데시 국적자가 갇혀 있다가 현지 당국에 구조됐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북(北)수마트라 주 메단 시 외곽의 2층짜리 상가 건물에서 지난 5일 밤 방글라데시인 193명을 구조했다고 트리뷴뉴스 등 현지 언론이 8일 보도했다.

이들은 대부분 20∼35세 사이의 남성들로 약 4개월 전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에 밀입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믈라카 해협을 사이에 두고 수마트라섬과 마주 보는 이웃 말레이시아에서 일자리를 구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밀입국 알선업자들에게 돈을 주고 몸을 맡긴 것이다.

경찰 당국자는 "하지만 이들은 은신처에 갇혀 있기만 하다가 지난 4일 밤 트럭에 실려 문제의 상가로 옮겨졌다"고 말했다.

상가의 면적은 한 층이 48㎡(14.82평)에 불과했다.

구해달라는 외침을 듣고 몰려든 주민들에게 발견됐을 당시 방글라데시인 일부는 굶주림과 산소 부족, 탈수에 시달리고 있었다.

관련 당국은 음식과 식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할 때 밀입국 알선업자들이 방글라데시인들을 외진 상가에 가둬놓고 잠적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민 당국에 신병이 인계된 방글라데시인들은 전원 추방돼 본국으로 송환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에선 말레이시아 정부가 작년 하반기부터 불법 이민자 단속을 대폭 강화한 것이 이번 사건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단속을 우려한 사업주들이 고용을 꺼리면서 불법체류 외국인 노동자가 갈 곳이 마땅치 않게 됐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말레이시아 이민국은 올해 1월 한 달 동안에만 1천353차례의 단속을 통해 불법 이민자 5천91명을 체포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로 꼽히는 말레이시아의 외국인 노동자는 약 300만명으로 전체 인구(3천200만 명)의 10%에 육박하며, 이중 절반 가까이는 인도네시아와 방글라데시 등에서 밀입국한 불법 이민자로 추산된다.

이들은 노동시장을 교란하고 범죄율 증가와 전염성 질환 확산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로이터 제공]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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