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미세먼지 '보통'인데 에어코리아는 '나쁨'
시민들 "같은 정부 기관인데 서로 달라 혼란스럽다"
환경과학원 "예보·실시간 정보 차이 때문…상황 따라 적절히 활용해야"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7일 청주에 사는 주부 이모(39)씨는 두 자녀를 데리고 외출하기 전 미세먼지 농도를 알아봤다.
올겨울 미세먼지가 연일 극성을 부리면서 대기 환경에 더욱 민감해진 터였다.
국립환경과학원의 발표 자료를 인용한 날씨 기사에서는 이날 청주 지역 미세먼지 농도를 '보통' 수준으로 예보했다.
그런데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공개된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의 측정치는 '나쁨' 수준이었다.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청주를 포함한 충북 전역에는 초미세먼지(PM-2.5) 주의보까지 발령된 상태였다.
이씨가 사는 청주시 흥덕구 복대동은 이날 오전 9시 기준 초미세먼지 1시간 평균 농도가 114㎍/㎥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씨는 "아무래도 정부 기관에서 발표되는 자료가 정확하겠지 싶어 자주 찾아보는데 오늘처럼 미세먼지 정보가 전혀 다를 때면 어느 것을 믿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한국환경공단은 모두 환경부 산하 기관인데 발표하는 미세먼지 정보가 서로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두 기관 모두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설치된 대기오염 측정소에서 보내오는 미세먼지 농도 수치를 활용한다.
한국환경공단은 에어코리아 사이트(www.airkorea.or.kr)를 통해 지자체에서 보내온 정보를 실시간 제공한다.
국가연구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은 이 정보를 분석해 향후 미세먼지 농도를 예측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때 국립환경과학원의 예보는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중 높은 등급을 기준으로 하는 일평균 농도이다.
일평균 값이다 보니 순간적인 미세먼지 변화는 읽을 수 없어 지역민이 체감하는 대기 상황과 상이할 수 있다.
또 '보통' 수준으로 예보했더라도 하루가 지나고 보면 '나쁨' 수준이 되는 오보 가능성도 항상 내재해 있다.
결국 외출 직전 대기 상황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국립환경과학원 예보보다는 에어코리아 실시간 정보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얘기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한국환경공단은 지자체 측정 자료를 게시하는 위탁기관이고, 국립환경과학원은 그 자료를 분석하는 예보기관으로 역할이 엄연히 다르다"며 "실시간과 예보라는 차이점을 알고 상황에 따라 적절히 활용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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