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정 이지함 500여년 만에 사회복지 사상가로 거듭났다"

입력 2019-02-07 07:46
"토정 이지함 500여년 만에 사회복지 사상가로 거듭났다"

목포mbc 장용기 기자, 초당대 대학원 박사학위 화제

이지함 사상과 행적…사회복지학 관점 국내 첫 조명



(목포=연합뉴스) 조근영 기자 = 전남 목포지역 현역 방송기자가 토정 이지함의 사상과 행적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취득해 화제다.

주인공은 30년 현장 취재기자로 활동하는 목포mbc 장용기(59) 국장이다.

장 국장은 오는 19일 전남 무안 초당대학교 2018학년도 전기 졸업식에서 한국인에게 친숙한 베스트셀러 '토정비결'의 저자로 알려진 토정 이지함의 사회복지 사상 연구 논문으로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이 논문은 16세기 조선 중기 백성들의 일상화된 가난 구제 활동에 평생을 바쳤던 토정의 사상과 실천행적의 현재적 의미를 사회복지학 관점에서 국내 처음으로 조명했다.

토정은 당시 빈곤의 근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배정치 이념인 유교 성리학의 이분법적 차별관을 지적했다.

본업인 농업 중심 사고에서 벗어나 말업인 수산업과 염업·광업 등 자원개발과 상업, 해외교역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자는 빈곤의 구체적 대안을 제시했다.

장 국장은 논문에서 토정 이지함을 '본말(本末)의 상호보완'을 통한 민생의 자립과 지역, 국가의 복지를 추구한 실용주의 사회복지 사상가이자 실천가였음을 이끌어 냈다.

토정 이지함이 신분을 떠나 인간과 지역의 강점을 적극 활용하고 생산적 자립 복지의 근원을 특히 당시 해금과 공도정책으로 천시된 섬과 바다에서 찾은 것은 일자리와 양극화 등 출구를 찾지 못하는 현대 사회복지 정책에도 상당한 시사점이 있다고 장 국장은 분석했다.

박성환 심사위원장(초당대 교수·사회복지학)은 7일 "명분에만 집착한 조선 성리학의 주류사회에서 이지함의 행적은 정치의 최우선을 민생안정에 두고 실용을 추구한 한국사회복지역사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배석연 지도교수는 "중세 농업사회에서 근대적 산업정책을 빈민구제 대안으로 제시한 토정 이지함이 탄생 500여년 만에 사회복지학 관점에서 새롭게 조명된 것은 국내 사회복지연구의 지평을 넓히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토정 이지함(1517∼1578)은 충남 보령에서 고려 말∼조선 초 양반 명문가인 목은 이색의 6대손으로 태어나 직접 장사에 나섰는가 하면 장인의 역모에 엮여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한강 마포에 토정을 지어 민간차원의 구제사업을 시도했다.

말년에 포천 현감과 아산 현감을 지내며 이른바 걸인청 운영 등 민생안정과 빈민구제 활동을 펼쳤다.

이번 사회복지학 박사학위를 받은 장용기 국장은 전남대 인문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1988년 목포mbc 기자 공채로 언론계에 입문했다.

보도부장과 목포mbc 노조지부 위원장 등을 거친 30년 현장 기자다.

chog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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