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대우조선 품으면 법정다툼 벌였던 기술도 같이 쓴다
LNG선 부분재액화·배기가스 세정장치 공유…'기술 시너지' 기대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한 지주회사 아래 묶는 '조선 빅딜'로 양사가 법정 다툼까지 벌였던 첨단 기술을 공유하게 되면서 '기술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009540]과 산업은행이 체결한 지분교환 방식의 대우조선 인수 기본합의서에 따라 다음 달 8일 본계약이 체결되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부분재액화기술들을 양사가 함께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 기술은 LNG운반선 화물창에서 자연적으로 기화되는 가스(BOG, Boil Off Gas)를 다시 액화시켜 선박의 연료로 활용하는 과정에 사용된다.
대우조선은 2014년 1월 부분재액화기술을 특허로 등록했고 현대중공업이 같은 해 12월 특허심판원에 무효심판을 제기하면서 소송전이 시작됐다.
특허법원은 2018년 1월 대우조선의 특허 등록을 무효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고, 대법원도 같은 해 5월 대우조선의 상고를 기각한 바 있다.
당시 대우조선은 "대법원에서 등록 무효 결정이 난 특허 2건은 극히 초기에 개발된 기술의 일부에 불과하다"며 "이번 판결 외에도 대우조선은 35건의 국내 부분재액화시스템 등록 특허와 7건의 해외 등록특허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설립하는 '조선합작법인'은 중간지주 이상의 사업지주로 발돋움하게 된다"라며 "기술공유와 연구개발 통합, 중복투자 제거 등 통합 시너지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양사가 공유할 기술은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을 줄이는 장치인 배기가스 세정장치(스크러버)와 LNG연료 추진선 등도 포함된다.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스크러버도 대우조선해양 제작 선박에서 채택이 늘 수 있고 현대중공업의 가장 많은 LNG연료 수주·건조 이력의 노하우도 접목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삼호중공업은 지난해 2월 LNG 이중연료추진선을 국내 처음으로 인도하는 등 LNG연료 기술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아울러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간 내부시장(캡티브 마켓)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스크러버 장착 등 친환경 선박개조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계열사로 대우조선을 인수로 성장세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DB금융투자[016610] 김홍균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엔진기계 사업부가 있고 자회사로 현대중공업 파워시스템이 있어 캡티브 마켓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현대중공업그룹 차원에서도 현대글로벌서비스와 현대일렉트릭[267260] 등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대우조선 민영화는 조선산업을 '빅3'에서 '빅2'로 재편하면서 얻을 수 있는 과당경쟁 해소와 규모의 경제 극대화 외에도 다양한 시너지 효과로 수주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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