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유엔사, 2차 북미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까
"평화체제 구축과 연계 가능성" vs "직접거론 안될것"
"北, 연합훈련·전략자산 거론할듯…美, 화답여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이달 27~28일 베트남에서 열릴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의 핵심 근간인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유엔사), 한미연합훈련 등이 의제로 오를지 주목된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가 어느 정도 수준에서 합의될지가 핵심 포인트로 꼽힌다. 그간 북미대화 의제에서 한미동맹 사안은 배제됐지만, 작년 6월 1차 북미정상회담 때 이런 관행은 깨진 바 있고, 미국이 고심하는 상응 조치 속에 한미동맹의 핵심 근간 중 일부가 포함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라고 합의한 만큼 이번 2차 회담에서도 이 합의사항 이행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여 한미동맹 사안들이 다뤄질 여지는 충분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비록 1차 회담에서 합의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크게 6·25전쟁 종전선언과 이에 따른 평화협정 체결로 볼 수 있지만, 이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려면 한미동맹 현안 중 일부가 다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2차 회담에서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전략자산(무기) 한반도 전개 중지 문제가 다뤄질 수 있다는 데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거의 일치했다. 회담 합의문에 모두 담을 수준은 아니더라도 최소한 미국의 상응 조치 일환으로 충분히 거론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6일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문제는 의제로 오를 수 있고, 전략자산 출동 문제는 합의문에도 들어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북한은 김정은 신년사에서 연합훈련과 전략무기 전개 중지를 요구한 만큼 이번 2차 회담에서도 제기할 것"이라며 "조건부로 전략자산 전개 중지에 합의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의 화답 여부를 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문제를 비핵화와 연동시킬 것"이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충분히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한미 연합훈련과 미국 전략무기 전개 중지를 요구한 바 있다.
더 심각한 사항은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등 '가역적' 조치를 넘어 주한미군과 유엔사 문제가 다뤄질지 여부라고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무엇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성'이 이번 회담에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6월 12일 김 위원장과 회담 후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매우 도발적"이라고 규정하고 "우리는 군사연습(war games)을 중단할 것"이라는 '폭탄발언'을 했다.
이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연합훈련 문제가 거론됐으며, 북한의 요구에 응답한 돌출발언이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즉흥적이고 돌출적인 '트럼프 스타일'이 재연된다면 동맹의 핵심현안들이 상응 조치로 다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일단 전문가들은 주한미군 감축 문제나 유엔사 해체 또는 이전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지에 대해 대체로 '신중론'을 폈다.
박원곤 교수는 "1차 회담의 '평화체제 구축 노력' 합의와 연계해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문제를 비롯해 주한미군과 유엔사 문제 등이 언급될 수 있지만 그렇더라도 미국은 당장 주한미군을 건드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관측했다.
신범철 센터장은 "주한미군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리한 만큼 의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고, 김동엽 교수도 "북한 입장에서는 주한미군과 유엔사를 거론할 경우 잃을 패가 더 많아 거론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종전선언 관련 발언에서도 주한미군과 유엔사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다고 김 교수는 주장했다.
작년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을 이끌고 평양에 다녀온 후 정 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한미동맹이 약화한다거나, 주한미군이 철수해야 한다는 것은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이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전한 바 있다.
그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방송된 미 CBS방송 프로그램 '페이스 더 네이션'과 인터뷰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한 바 없다고 밝힌 것도 당장 주한미군 문제가 부각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의 근거가 되고 있다.
더욱이 한미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사실상 타결 국면에 접어든 것도 이번 회담의 의제와 관련해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종종 주한미군 주둔의 비용 문제를 거론한 것은 방위비 협상에서 최대치를 얻기 위한 압박 측면이 강했는데, 타결 국면에 접어든 지금 상황에서 굳이 주한미군을 북미 비핵화 협상의 '흥정카드'로 삼겠느냐는 주장도 있다.
단, 이번 정상회담에서 논의되지 않더라도 북한의 비핵화가 진전되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본격화하면 북미 간에 주한미군 감축과 유엔사 문제가 언젠가 다뤄질 수 있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특히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중국에 다녀오는 등 북중간 전략적 공조가 심화하는 흐름이어서 김 위원장이 북미협상 과정에서 주한미군, 유엔사 등과 관련한 중국의 이해를 배려하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만약 북미협상 과정에서 유엔사 존폐 또는 일본으로 이전 문제 등이 제기된다면 한미간 갈등 양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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