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신보, 김복동 할머니 추모시 게재…"영원히 기억하겠다"

입력 2019-02-04 21:48
조선신보, 김복동 할머니 추모시 게재…"영원히 기억하겠다"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할머니는 세계적인 여성인권운동가이자 간결한 평화운동가, 통일운동가였다. 김복동 여사의 아름다운 꿈과 간곡한 유훈은 재일동포들의 가슴속에 깊이 간직되고 있다. 충심으로 명복을 빈다."

대외적으로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이러한 내용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추모글을 4일 실었다.

조선신보는 '한 할머니의 꿈과 유훈'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두 달 전 기자들이 서울 쉼터에서 김 할머니를 만났던 일을 언급하며 "몹시 고단한 몸인데도 내색하지 않고 우리를 반가이 맡아주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김 할머니는 언제나 조선학교와 우리 학생들을 생각하고 마음 써왔다"며 "그 지성이 얼마나 뜨겁고 지극한가는 실지 행동으로 보여주었으니 모르는 이가 없지만, 우리에게 직접 들려준 이야기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고 회상했다.

꿈에서도 조선학교 꿈을 꾼다는 김 할머니는 "'조선학교를 이렇게 저렇게 잘 지원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많이 보았는데 깨어나 보니 꿈이었다"며 "꿈을 길게 오래 꾸고 있으면 진실로 돌아온다"고 말했다고 조선신보는 전했다.

앞서 조선신보는 지난해 12월 초 김 할머니를 찾아가 인터뷰한 기사를 지난달 17일 게재한 바 있다. 보도 후 11일만인 지난달 28일 김 할머니가 별세하면서 조선신보의 생전 마지막 인터뷰가 됐다.

재일동포 시인 허옥녀 씨가 김 할머니를 추모하며 쓴 시 '마지막 당부 가슴에 새겨'도 조선신보에 소개됐다.

추모 시에는 김 할머니가 임종 전 남긴 "조선학교 아이들 지원도 자신을 대신해 끝까지 해달라"는 말을 되새기며 할머니를 영원히 기억하겠다는 다짐이 담겼다.

"그 힘찬 소리 우리 가슴에/얼마나 큰 힘을 실어주셨습니까/그 흔들림 없는 눈길/얼마나 많은 양심들의 가슴에/불을 지펴주셨습니까.…(중략)…어머님이시여/훨훨 하늘을 나는 나비가 되시어/우리 아이들을 지켜봐 주십시오/어머님의 마지막 당부 가슴에 새겨/영원히 어머님을 기억하겠습니다."

run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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