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복 교도소 탈주 프랑스인 마약사범, 10여일 만에 숲속서 검거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인도네시아 롬복섬에 다량의 마약을 반입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현지 구치소를 탈옥한 프랑스 국적의 30대 남성이 10여일 만에 체포됐다.
3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경찰은 지난 1일 밤 북(北)롬복 군의 한 숲에서 프랑스인 펠릭스 도르팽(35)을 검거했다.
헤르만 수리요노 북롬복 지역 경찰서장은 "그는 체포 과정에서 별다른 저항을 하지는 않았지만 (못 본 체해달라며) 경찰관들을 매수하려 시도했다"고 말했다.
도르팽은 작년 9월 21일 여행 가방 내 비밀공간에 4㎏ 상당의 코카인과 엑스터시, 필로폰 등을 숨긴 채 입국하다 롬복 국제공항에서 체포됐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외국인과 자국인을 가리지 않고 마약류 소지만으로도 최장 20년형에 처하며, 마약을 유통하다 적발되면 사형이 선고, 집행될 수 있다.
다만, 현지 검찰이 도르팽에게 사형을 구형할 예정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도르팽은 지난달 20일 밤 롬복 경찰 구치소 2층 창문 창살을 잘라낸 뒤 커튼 등으로 만든 밧줄을 이용해 구치소를 빠져나갔다.
이와 관련해 경찰 당국은 한 여성 경찰관이 1천450만 루피아(약 116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그가 탈옥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으로 밝혀졌다며 해당 경찰관을 체포했다.
인도네시아의 교정시설에선 비위생적 환경과 수용인원 초과, 허술한 재소자 관리 등 문제 때문에 재소자가 탈옥하는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
지난 2017년에는 롬복섬과 인접한 발리의 크로보칸 교도소에서 외국인 죄수 4명이 직경 60㎝, 길이 12m의 땅굴을 통해 탈출하는 일이 생기기도 했다.
이 중 두 명은 배를 타고 동티모르로 달아났다가 사흘 만에 검거됐지만, 호주인 한 명과 말레이시아인 한 명은 도주에 성공해 여태 체포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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