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의회, 소수 민족어인 알바니아어로 첫 회의

입력 2019-02-02 20:52
마케도니아 의회, 소수 민족어인 알바니아어로 첫 회의

알바니아어 공식어 사용 채택법 발효 따른 것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마케도니아 의회가 사상 처음으로 소수민족의 언어인 알바니아어로 회의를 진행했다.

탈라트 하페리 마케도니아 의회 의장은 1일(현지시간) 야당 의원의 반대 속에 알바니아어로 의회 회의를 진행했다. 그의 알바니아어는 마케도니아 언어로 실시간 통역됐다.



마케도니아 의회 역사상 알바니아어가 공식 회의 진행 언어로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치는 주로 슬라브계로 구성된 마케도니아 총 인구 약 200만명 가운데 4분의 1 정도를 차지하는 알바니아인들이 입법과 사법, 행정 등의 사회 전 분야에서 알바니아어도 공식 언어로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청원한 새 법안이 이날부터 발효된 데 따른 것이다.

조란 자에브 총리가 이끄는 집권 사회민주당과 2017년 연정을 구성한 알바니아계 정당은 연정 참여의 핵심 조건으로 알바니아어의 공식어 사용 허용을 내세웠다.

알바니아어를 마케도니아어와 더불어 공식 언어로 사용하는 법안은 2006년부터 10년 동안 마케도니아를 통치했던 우파 성향의 민족주의 정당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의 완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통과됐다.

한편, 마케도니아는 2001년 알바니아계 소수민족의 봉기로 100여 명이 사망하면서 내전 직전까지 내몰렸으나, 이후 알바니아계 주민들과 평화협정을 맺고, 알바니아계 주민들의 권리 확대 등을 약속한 바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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