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공모함 개발 주역, 부패·권력남용 혐의로 기소
소식통 "항모 정보 외국에 넘겼을 가능성…사형 선고 받을 수도"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중국 항공모함 개발 주역인 중국선박중공(中國船舶重工·CSIC)의 쑨보(孫波·57) 전 사장이 부패와 권력 남용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쑨 전 사장이 항공모함에 관한 정보를 외국에 넘겨준 혐의로 사형을 선고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신화통신은 1일 상하이(上海)시 검찰 당국이 쑨 전 사장의 부패와 권력 남용 혐의에 대해 조사를 마치고 그를 정식으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쑨 전 사장은 상하이시 제1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신화통신은 "(쑨 전 사장이) 국유기업 책임자의 지위를 이용해 기업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권한을 남용하고 그 결과 국가에 막대한 손해를 입혔다"고 보도했다.
신화통신은 쑨 전 사장의 구체적인 범죄 혐의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소식통들은 쑨 전 사장이 중국 최초의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 등에 대한 기밀을 외국에 넘겨 준 혐의를 받고 있다면서 재판 과정에서 이 혐의가 입증되면 사형 선고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앞서 중국 공산당의 최고 감찰기구인 중앙기율검사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쑨 전 사장을 "엄중한 기율 위반, 위법 행위로 정식 입건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작년 6월 구금됐으며, 이후 '쌍개'(雙開·당적과 공직 박탈) 처분을 받았다.
다롄기술대에서 조선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쑨 전 사장은 중국선박중공의 자회사인 다롄(大連)조선소 사장을 거쳐 2015년에는 중국선박중공의 사장에 올랐다.
2015년은 중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와 개조한 첫 항모인 랴오닝함을 모델로 첫 자국산 항모인 '001A함'의 제작에 착수한 해다.
중국 인민해방군(PLA) 해군 사정을 잘 아는 한 소식통은 "중앙군사위원회 지도자들은 쑨 전 사장이 001A함에 대한 데이터 정보를 외국의 스파이들에게 전달했을까 걱정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만일 그렇게 했다면 그는 사형 선고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랴오닝함을 2012년 취역시켰다. 첫 자국산 항공모함 001A함은 작년 5월부터 네 차례 시험 운항을 했으며, 조만간 정식으로 취역할 것으로 알려졌다.
두 척의 항공모함 모두 중국선박중공이 건조했다.
중국선박중공의 경영진이 부패 등의 혐의로 낙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중앙기율검사위는 작년 12월 이 회사의 712 연구소의 진타오 전 소장을 4개월간 조사한 뒤 '엄중한 당규 위반' 혐의로 정식 구금했다.
또 2017년 9월에는 이 회사의 기율 담당 임원인 류창훙이 뇌물수수 혐의로 쌍개 처분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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