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실형 선고에 야 4당 "당연한 판결"…민주는 침묵
한국 "다행스럽다", 바른미래 "우리 사회 변화 시작됐다"
평화 "김경수 이어 안희정 구속, 국민 착잡", 정의 "지연된 정의의 실현"
민주, 공식논평 없지만 술렁…일각서 "사법부와 대치 분위기 반영"
(서울=연합뉴스) 차지연 이은정 기자 = 비서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무죄를 받았던 1심과 달리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된 1일 야 4당은 일제히 "당연한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자유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전 지사의 비서 강제추행 사건은 상급자가 권세를 이용하여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 전형적인 권력형 성범죄"라며 "유죄선고를 내린 것은 당연하고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 수석대변인은 "미투 운동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문화계·정계·학계·체육계 등 우리 사회 저변에는 권력형 성폭력 문화가 만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이상 피해자가 숨어서 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침묵의 카르텔을 깰 수 있는 문화가 조성되고, 권력형 성범죄라는 낡은 악습을 우리 사회에서 뿌리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연합뉴스 통화에서 "우리 사회의 미투 문제에 관해서 법원이 경종을 울렸다고 본다"며 "미투 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여성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삼화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안 전 지사에 대한 유죄판결로 미투 운동을 통한 우리 사회의 변화가 시작됐다"며 "안 전 지사는 즉각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법원의 판결을 수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경수 경남지사의 법정구속에 이어 안 전 지사의 법정구속을 바라보는 국민의 심정은 착잡하다"며 "현 집권세력은 사법부를 탓하기에 앞서 집권세력의 핵심들이 국민 눈높이에 한참 어긋나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하기 바란다"고 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번 판결로 우리 사회에 음으로 양으로 만연해있던 성폭행과 성추행의 그릇된 문화가 일소되고 여성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지연된 정의의 실현이다. 미투를 폭로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시간 동안 온갖 음해에 시달려 마음고생이 심했을 김지은씨에게도 위로를 보낸다"고 말했다.
최 대변인은 "오늘 판결로 대한민국 법원은 '순백의 피해자'라는 환상의 틀을 깨부숴야 한다"며 "적어도 대한민국 사법부가 피해자에게 왜 피해자답지 못했냐고 힐난하며 2차 가해에 앞장서는 일은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 전 지사가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은 1심 무죄 판결 때와 마찬가지로 공식 논평을 내지 않고 침묵했다.
그러나 지난달 30일 김경수 경남지사가 1심 실형 판결로 법정구속된 지 이틀 만에 안 전 지사의 법정구속 소식이 다시 전해지자 민주당은 술렁였다.
대부분의 의원은 "마음이 좋지 않지만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며 말을 아끼는 분위기다.
다만 김 지사 실형 선고 때와는 사안이 다른 만큼, 당내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한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참 난감한 상황이다. 김경수 지사가 구속된 이후 당과 사법부의 대치 상황이 벌어지면서 그런 기류가 판결에 반영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추측했다.
반면 또 다른 의원은 "대선주자였던 사람들이 한명씩 이런 판결을 받게 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판결 자체는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 위력 행사가 인정되는 것이 맞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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