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수출, 작년 말부터 감소…무역분쟁 지속하면 올해도 어려워"
한은 보고서…"중국 대미 수출도 감소로 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중국의 수출 증가세가 지난해 12월 감소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글로벌 교역 둔화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미국과의 무역분쟁이 이어지면 올해 중국 수출 부진이 심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은 6일 '해외경제 포커스'의 '최근 해외경제 동향'에서 "무역협상 난항이 지속하면서 미중 갈등국면이 장기화할 경우 올해 중국 수출입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크게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4.0%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수출증가율 11.7%에서 크게 꺾였다.
월별로 보면 연말로 갈수록 수출 부진이 심화했다. 수출증가율은 작년 10월 14.3%에서 11월 3.9%로 떨어지더니 12월에는 4.4% 감소로 전환했다.
수입 증가율도 비슷했다. 작년 4분기에 4.4%로 전 분기(20.4%)보다 축소했고 이 가운데 12월에는 -7.6%로 역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중국 수출입이 부진한 것은 미중 무역분쟁, 중국 내수 위축, 주요 선진국 수요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국의 대(對) 미국 수출은 지난해 11월까지 10% 내외의 증가세를 지속하다가 12월 -3.5%로 떨어졌다.
이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 관세율 인상을 유예한 영향이 크다.
애초 미국은 올해 1월부터 2천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관세율을 10%에서 25%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관세 폭탄을 피하기 위해 수출을 미리 당겨서 하는 '선 수출'이 늘어난 바 있다. 그러나 관세 인상 유예 조치로 중국의 선 수출 유인이 소멸했다는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미중 관세 부과나 글로벌 수요 부진의 영향을 주로 받는 스마트폰, 액정표시장치(LCD), 신발 등이 부진한 모습을 나타냈다.
올해 중국의 대외무역은 미중 무역협상 진행결과에 따라 유동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역분쟁이 해소하면 중국의 대외무역은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무역협상이 난항을 지속하면 수출입 부진은 더 심화할 수도 있다.
글로벌 교역이 움츠러드는 상황에서 미국이 대중국 무역제재를 확대하면 중국 대외무역은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상품 교역 증가율은 3.7%로 2017∼2018년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지식 재산권 보호, 기술이전 요구와 비관세 장벽 등 구조적 문제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중국의 대외무역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달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58.8달러로 한 달 전보다 4.1% 상승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효과에 대한 기대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 약화, 미중 무역갈등 우려 완화 등으로 원유 선물시장의 투자 심리가 개선하면서다.
다만 세계 경제 성장 둔화로 원유 수요 위축 우려가 고개를 들며 유가 상승 폭은 제한됐다고 한은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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