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임시대통령 선언 과이도 "경찰이 집에 찾아와 가족위협"
"마두로 정권 책임 물을 것"…미주기구 사무총장 "독재정권의 협박" 규탄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정정 불안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서 '임시 대통령'을 자임한다고 선언한 후안 과이도(35) 국회의장이 베네수엘라 정부를 향해 가족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고 경고했다.
후안 과이도 의장은 3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경찰이 자신의 집에 찾아와 가족들을 위협했다며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에 위협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로이터·AFP통신이 보도했다.
과이도 의장은 수도 카라카스에 있는 대학에서 한 연설 말미에 "특수경찰대인 FAES가 내가 외부 행사로 부재중인 상태에 집에 찾아와 딸과 함께 있던 아내 파비아나를 찾았다"며 "독재 정권은 이런 행위로 우리가 겁먹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나는 단지 20개월밖에 안 된 내 딸 아이에게 위협을 가한 데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동료의원과 외교관 등이 자신의 집으로 동행해 달라고 요청하며 자택으로 향했다.
마두로 정권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루이스 알마그로 미주기구(OAS) 사무총장은 트위터를 통해 "불법적인 베네수엘라 독재가 그(과이도)의 가족에게 억압적인 힘을 가했다"면서 "우리는 과이도 대통령을 겨냥한 협박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23일 반정부 시위 현장에서 작년 5월 치러진 대선이 주요 야당 후보가 가택연금이나 수감 등으로 출마할 수 없는 불공정한 상황에서 치러졌다는 이유를 들어 자신을 '임시 대통령'이라고 선언한 뒤 미국 등 우파 국제사회의 지지 아래 정권 퇴진과 재선거 관철 운동을 이끌고 있다.
과이도 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미국은 마두로 정권이 과이도 의장을 체포하거나 현지 국회,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외교관들에게 위협과 폭력을 가할 경우 중대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해왔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지난 29일 트위터에 '과이도 대통령에 대한 불법적인 전 베네수엘라 검찰총장의 위협'이라고 규정한 글을 올려 "민주주의를 전복시키고 과이도에게 해를 끼치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에게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친 마두로 성향의 베네수엘라 대법원이 이날 과이도 의장에 대한 출국 금지와 은행 계좌 등 자산동결을 요청한 검찰의 요청을 승인한 데 대한 경고였다.
볼턴은 지난 27일 올린 트윗에서도 마두로 정권을 향해 "미 외교관들과 베네수엘라의 민주적 지도자인 과이도(국회의장), 또는 국회에 대한 어떠한 폭력과 위협도 법치에 대한 심각한 공격에 해당하며 중대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식품 부족, 생필품난 등 경제 위기와 정국혼란으로 많은 국민이 해외로 탈출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0일 두 번째 6년 임기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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