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인재 특별 등용' 정조 친필 시험지 첫 공개
(광주=연합뉴스) 천정인 기자 = 조선 제22대 임금 정조(1752~1800)의 호남 사랑을 엿볼 수 있는 친필 문서가 31일 처음으로 공개됐다.
호남문화원은 이날 광주 남구 광주향교 유림회관에서 정조가 1798년 호남 인재를 특별 등용하기 위해 직접 작성한 과거시험 문제(어제책문·御題策問)를 공개했다.
가로 55m, 세로 60㎝ 규모의 대형 책문에는 '호남지역의 모든 적폐를 청산해 새로운 발전을 기할 수 있는 대책을 제시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다.
당시 정조는 자신이 지은 대학연의(大學衍義) 원고 편집을 맡긴 호남유생들의 학문적 식견에 감명을 느끼고 이들을 발탁하기 위한 특별 과시를 실시했다.
정조는 또 특별 과시에 응시한 유생들의 답안지 149장을 제출받아 직접 성적을 채점했다.
이 가운데 장원 급제를 한 임흥원 등 유생들의 답안지 8장이 그대로 보존돼 이날 어제책문과 함께 공개됐다.
이 외에도 임흥원이 정조에게 하사받은 어사화와 보관함, 자신의 친형에게 장원 급제 사실을 알리는 서신 등이 공개됐다.
이현채 호남문화원장은 "전라도의 위상과 긍지를 높일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자료"라며 "지금이라도 이러한 자료가 발견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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