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망명한 마케도니아 전 총리, 세비 등 혜택 박탈돼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자 옥살이를 피하기 위해 헝가리로 도주한 니콜라 그루에브스키(48) 전 마케도니아 총리에게서 의원 세비 등 각종 혜택이 박탈됐다.
마케도니아 의회는 30일(현지시간) 의원이 징역 6개월 이상의 선고를 받을 경우 세비를 비롯해 여행 경비 등 각종 혜택을 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것을 골자로 한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써, 헝가리로 도주해 망명한 뒤에도 1천 유로(약 130만원)에 달하던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던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는 마케도니아 정부로부터 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우파 성향의 민족주의 정당 국내혁명기구-민족연합민주당(VMRO-DPMNE)을 이끌며 2006년부터 10년간 마케도니아 총리를 지낸 그루에브스키는 2016년 집권당이 주요 야당 인사들을 무차별 도청한 의혹이 폭로되자 사퇴했다.
10년 만에 정권 교체를 이루고 올 초 집권한 중도 좌파 사회민주당 정부는 출범 직후 직권남용, 부패, 선거부정, 도청 등 혐의로 그루에브스키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다.
재판에서 직권남용 혐의로 징역 2년을 선고 받은 그는 수감을 앞둔 작년 11월 헝가리로 달아났다.
그루에브스키 전 총리는 비슷한 민족주의 계열 정당인 피데스를 이끄는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그의 도주 과정에서 헝가리 외교 차량이 동원됐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헝가리 정부가 사실상 그의 도피를 도운 것 아니냐는 논란도 불거졌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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