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2명에게 삼시 세끼 도시락 배달…16년간 무려 '3만5천 끼'

입력 2019-01-31 16:13
노인 2명에게 삼시 세끼 도시락 배달…16년간 무려 '3만5천 끼'

육군 2군단 12항공단 205 항공대대…설 앞두고 훈훈한 미담

(춘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의지할 곳 없는 노인들에게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16년째 이어온 군부대가 있어 설을 앞두고 훈훈함을 더한다.

주인공은 육군 2군단 12항공단 205 항공대대다.



부대는 2004년 춘천시 신북읍사무소로부터 추천받아 장모(74) 할아버지와 최모(90) 할머니 등 두 분의 무의탁 노인에게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시작했다.

장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 소아마비로 전동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최 할머니는 고령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역시 거동이 불편하다.

부대는 이들 노인과 인연을 맺은 이후 삼시 세끼의 도시락을 부대원 2명씩 돌아가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전달하고 있다.

이렇게 전달한 도시락이 16년간 3만5천여끼에 달한다. 부대는 훈련 등 불가피한 경우에도 인접 부대에 부탁해 사랑의 도시락 배달을 거르지 않았다.

도시락 비용은 부대 간부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으로 마련해 부대에는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도시락 배달 중에 틈틈이 노인분들에게 친근한 말동무 내지 든든한 아들도 돼 드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께는 장 할아버지가 외출했다가 휠체어가 도랑에 빠진 것을 도시락 배달에 나선 장병이 발견, 구조하기도 했다.

하마터면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장 할아버지는 "휴대전화를 두고 와 연락도 못하고 꼼짝도 못 했는데 다행히 병사들이 나를 구해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1년 365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도시락을 보내주는 군인들이 너무 고맙고 이제는 친아들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정민혁 일병은 31일 "군복을 입고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깨닫고 있다"며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도시락 배달이 매우 보람 있다"고 말했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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