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드루킹 측근 면담' 백원우 前비서관 직권남용 법리검토

입력 2019-01-31 15:30
수정 2019-01-31 17:39
검찰 '드루킹 측근 면담' 백원우 前비서관 직권남용 법리검토

김경수 판결문에 "검증 맡은 비서관이 대상자에 이유 물어…상당히 이례적"

검찰, 판결문 분석 중…특검 수사기록 종합해 사법처리 결론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김경수 경남지사의 댓글조작 사건에 대한 법원의 1차 판단이 내려짐에 따라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직권남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본격 법리검토에 들어갔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해 3월 드루킹이 오사카 총영사로 임명해달라고 청탁한 도두형 변호사를 면담했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드루킹 측으로부터) 반협박을 받고 있다"는 취지로 도움을 요청하자 백 전 비서관이 드루킹 일당 수사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등을 수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하고 검찰에 사건을 넘겼다.

31일 검찰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신응석 부장검사)는 전날 선고된 김 지사의 1심 판결문을 토대로 백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 혐의를 뒷받침할 만한 정황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는 도 변호사를 총영사로 추천해주겠다는 김 지사의 제안이 공직선거법상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드루킹 측은 당초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원했다. 김 지사는 청와대 인사수석실 선임행정관으로부터 "오사카는 어렵고 센다이 총영사 추천은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1월 드루킹에게 전화해 의사를 물었다.

김 지사는 재판에서 "국민추천제의 일환으로 단순히 인사 추천만 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백 전 비서관과 도 변호사의 면담을 근거로 이 같은 김 지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백 전 비서관은 지난해 3월21일 "인사위원회 추천이 와서 만나보고 싶다"는 취지로 연락했다. 이틀 뒤 도 변호사를 만나 오사카 총영사로 가고자 하는 이유를 물어보는 등 면접 형식의 대화를 나눴다.

재판부는 "청와대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비서관이 추천 대상자인 도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유를 물어본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라며 "김 지사의 추천이 국민추천제를 통한 인사 추천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뒷받침한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드루킹이 인사청탁 거절을 이유로 김 지사를 협박하자 백 전 비서관이 청와대 차원의 대응을 주도하고 당시 경찰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검찰은 면담 전후 백 전 비서관의 통화내역 등 광범위한 수사기록을 특검팀으로부터 넘겨받아 분석해왔다. 그러나 당시 면담이 백 전 비서관의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뚜렷한 근거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법리검토 작업을 마치는 대로 백 전 비서관에 대한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백 전 비서관은 최근 청와대를 나와 내년 총선을 준비 중이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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