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건방져"…환자이송 요청 간호사 때린 구급차 기사
(여주=연합뉴스) 최종호 기자 =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잇따르는 가운데 구급차 기사가 환자를 이송하던 간호사를 폭행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기 여주경찰서는 응급의료 등의 방해금지와 상해 혐의로 사설 구급차 기사 A(4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14일 오전 10시께 여주의 한 병원 응급실 앞 주차장에서 간호사 B씨를 수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B씨와 함께 강원도 원주에서 서울 종로구 혜화동 서울대병원으로 환자를 이송하던 중 환자의 상태가 나빠져 급히 방문한 여주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마친 뒤 B씨가 "위급한 상황이니 환자를 차에 태우는 것을 좀 도와달라"고 하자 "말을 건방지게 한다"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폭행을 당한 뒤 응급실에 있던 환자를 구급차에 태웠지만, 환자는 이미 숨진 뒤였다.
B씨는 "10여분간 폭행이 이뤄졌고 이후 응급실에서 환자를 옮겨 구급차에 싣고 보니 숨져있었다"며 "내가 폭행을 당하느라 환자이송이 지체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확실한 근거는 없지만, 어느 정도 개연성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환자가 여주 병원에 도착했을 때 이미 매우 위독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돼 폭행과 환자의 사망 사이 연관성은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기소의견으로 A씨를 검찰에 넘길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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