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벽 부딪힌 자유학년제…창원자유학교 또 정원 미달 우려

입력 2019-02-02 07:31
현실의 벽 부딪힌 자유학년제…창원자유학교 또 정원 미달 우려

첫해인 작년 정원 30명 중 16명 입학…올해는 8명 지원에 그쳐

교육청 "자유학년제 취지 공감…학생 수 관계없이 운영 지속"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경남에서 처음으로 자유학년제를 도입한 창원자유학교가 출범 첫해인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원을 채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2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창원자유학교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 1년간 입시 경쟁에서 벗어나 삶과 미래를 성찰할 수 있도록 자유학년제를 도입해 지난해 문을 열었다.

당시 3차 모집까지 거친 끝에 정원인 30명의 절반을 가까스로 넘긴 16명이 입학했지만, 1년 과정을 모두 수료한 학생은 13명에 그쳤다.

창원자유학교에 진학한 학생들은 앞서 일반고 또는 자율형 공립고등학교 입학이 확정된 학생이다.

이들은 1학년 한 해 동안만 창원자유학교로 적을 옮겨 다양한 수업을 들었다.

오전 9시 30분 등교해 국·영·수뿐만 아니라 도예·제빵·요리 등 수업을 듣고 오후 5시 하교했다.

시험 대비를 위해 교실에 단순히 앉아서 수업에 참여하는 게 아니라 과제를 집중 탐구하고 각종 체험을 통해 결과물을 내놓는 게 특징이다.

지난해 1학년 과정을 마친 학생들은 올해부터는 원래 학교로 돌아가 2학년 수업을 듣게 된다.

지난달 수료식을 마친 학생과 학부모들은 창원자유학교 교과 과정에 대해 대체로 만족스러웠다고 평가하면서도 1년간 한시 운영되는 데 아쉬움을 표했다.

다시 원래 학교로 돌아가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2학년 수업을 들어야 하므로 아무래도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학교 관계자는 "창원자유학교에서 1년 과정을 마치고 다시 원래 학교 2학년으로 돌아가 수업을 이어가야 하다 보니 학생과 학부모들이 잘 적응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런 한계를 반영하듯 올해 학생을 모집하기 위한 지난해 12월 1차 공고 때는 8명만이 지원서를 냈다.

이에 창원자유학교 측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5일까지 2차 모집을 진행 중이다.

개학 전까지는 최대한 추가 모집을 할 예정이지만 지난해 상황 등을 고려하면 올해도 정원을 다 채우기엔 역부족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입시 대비를 위해 일반고 교육과정을 선호하는 풍토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점도 창원자유학교 정원 미달의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그런데도 도교육청은 각종 체험 등을 통해 자아 발견과 성장을 도모하도록 하는 자유학년제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정원 미달 규모와 관계없이 창원자유학교 운영을 이어갈 계획이다.

도교육청 학생생활과 관계자는 "자유학년제가 추구하는 가치를 교육현장에 도입하기 위해 출범시킨 학교인 만큼 학생 수가 적더라도 내실 있는 운영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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